[아주초대석]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내 역할" 이창현 AB운용 대표
2017-11-27 09:20
대개 기업마다 최고경영자(CEO)가 강조하는 경영철학이 있다. 그러나 이창현 얼라이언스번스틴(AB)자산운용 대표는 그런 게 없다고 얘기한다. 어차피 임직원 하나하나가 모두 프로선수다. 각자가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게 조율해주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27일 만난 이창현 대표는 자신을 오케스트라 지휘자에 비유했다.
이창현 대표는 "사실 오케스트라 지휘자도 과한 표현이라 생각한다"며 "다만 최고로 꼽히는 연주자를 모아 일한다는 점에서 지휘자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는 "40여명, 많게는 70여명에 달하는 연주자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중심을 잡는 게 지휘자"라며 "그와 마찬가지로 임직원이 역량을 발휘하고, 하모니를 이룰 수 있도록 조율하는 게 내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이창현 대표는 "금융실명제 시행과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2007년 금융위기를 비롯해 평생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경험을 모두 했다"며 "직장 초년생 시절 은행 지점에서 근무했던 경험도 소중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 이화여대 근처 은행출장소에서 일했었다. 인근 점포를 하나하나 찾아가 동전을 바꿔줘야 했다. 단순하지만 생각보다 힘들었다고 한다. 이런 일이 싫어서 그만둔 동료도 많았다.
금융투자업을 희망하는 후배에게는 생각하는 힘을 키우라고 조언한다.
이창현 대표는 "입사 희망자를 보면 모두 스펙이 좋다"며 "그러나 확고한 생각이나 신념이 없는 지원자도 많다"고 전했다. 그는 "예측이 늘 빗나가게 마련이라 자본시장도 돌아가는 것"이라며 "여기서 롱런하려면 확고한 생각, 논리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장을 대할 때는 겸손해야 한다. 이창현 대표는 "개인적으로 투자자 교육이라는 말을 안 좋아한다"며 "나서서 교육할 게 아니라 시장에 겸손하고 순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