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정유경, ‘화장품 매장=백화점 1층’ 공식 깼다

2017-11-23 04:23
샤넬 등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국내 최초 백화점 지하에 오픈
2030 젊은 층 끌어들이는 신세계 강남점 ‘시코르 효과’

신세계 강남점 ‘시코르’ 매장에서 진행 중인 메이크업쇼를 20~30대 여성 고객들이 주의깊게 구경하고 있다.[사진=신세계백화점 제공]


샤넬, 맥, 아르마니···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들이 잇달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에 매장을 열고 있다. 

통상 화장품 매장은 백화점 1층에 있는 게 불문율처럼 여겨졌다. 탁 트인 시야와 화려한 조명, 럭셔리 브랜드들이 즐비한 풍경은 백화점의 첫 인상을 결정짓기 때문.

그런데 신세계백화점이 강남점이 이 공식을 깬 것이다. 오는 24일 맥(M.A.C)을 시작으로, 12월 15일 샤넬(CHANEL), 그리고 1월 중순엔 아르마니(Armani)
가 지하 1층 파미에스트리트에 새 매장을 연다. 화장품 럭셔리 브랜드들이 백화점 지하에 매장을 내는 것은 국내 최초이다.

이는 지난 5월 신세계 강남점 지하 파미에스트리트에 문을 연 화장품 편집매장 ‘시코르(CHICOR)’ 영향이 크다. 

정유경 신세계백화점이 공들여 만든 ‘시코르’는 다양한 브랜드와 체험형 이벤트 등으로 인기를 끌면서 20·30대 젊은층 고객을 불러모으고 있다. 실제 시코르 강남점이 첫 선을 보인 올해 5월부터 11월까지 파미에스트리트 구매 고객 가운데 20대는 전년 대비 2.5% 늘었고 30대는 6.9%나 올랐다.

특히 화장품 장르의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강남점의 경우 2016년까지 화장품 장르의 20대 매출 비중이 7.1%에 머물러 있었지만, 올해 5월 시코르 오픈 이후에는 11.8%까지 올랐다. 30대 비중도 26.9%에서 31.4%로 5% 포인트 뛰었다.

이에 샤넬, 아르마니 등 럭셔리 브랜드들은 1층에 본 매장을 운영하면서 지하 1층에는 젊은층에 맞는 새로운 컨셉트의 매장을 열기로 했다.

샤넬은 시코르 매장처럼 고객이 자유롭게 제품을 테스트할 수 있는 '메이크업 셀프바'를 도입하고, 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명한 뷰티 블로거 등을 초청해 행사를 열 계획이다. 샤넬과 맥 등은 파미에스트리트 지하 매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한정 제품도 선보인다.

김영섭 신세계 해외잡화담당 상무는 “’시코르 효과’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그간 온라인과 로드샵에 밀렸던 백화점 화장품 장르가 시코르를 통해 매출이 늘었다”며 “지하 파미에스트리트에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까지 배치하면서 젊은 고객들의 발길을 붙잡을 수 있는 새로운 코스메틱존 생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