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평가체계 전면 개편된다

2017-11-12 14:10
다음주께 공공기관 대상 경영실적 평가제도 개선 공개토론회 개최 예정

전문성 미흡, 옥상옥 논란 등을 빚어왔던 공공기관 평가체계가 전면적으로 개편될 전망이다. 평가만을 위해 눈치보기식 행태를 보여왔던 공공기관들까지 투명한 행정 및 경영에 전념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다음주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경영실적 평가제도 개선에 대해 공개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이번 토론회에는 정부를 비롯해 공공기관, 학계 전문가들이 참석해 현재 적용되던 평가제도의 문제점을 따져보고 개선방안을 함께 찾을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토론 결과와 함께 내부 의견을 수렴해 올해 안에 공공기관 경영평가 지침인 ‘2018년 평가편람’을 마련할 예정이다.

여기에 평가체계를 포함해 종합적인 운용방향을 담은 공공기관 종합대책 역시 내년 상반기에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에 따르면 평가체계나 지표에 사회적 가치가 반영될 수 있을 전망이며 경영평가 제도가 실질적인 기관 운영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경영평가 후 피드백(feedback)도 강화될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에 평가제도를 기재부가 손보는 것은 그동안 공공기관 평가제도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정부부처 등에 따르면 올해 경영평가단 109명 가운데 67%수준인 73명이 학계 출신이어서 현장 실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게다가 수익성 위주로만 평가가 이뤄진다는 의견도 이어지면서 공공기관의 역할 등 다각적인 평가가 이뤄지지 않아 불만인 기관들이 수두룩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평가단이 1년 주기로 교체되는 점 역시 문제로 지적됐다. 이렇다보니 전문적이지 못할뿐더러 책임감을 갖고 평가에 임하지 않는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평가단의 권위에 공공기관들이 일감 몰아주기를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공기업·준정부기관 경영평가단 관리 강화방안' 보고서에서 2009∼2014년까지 5년간 공공기관 경영평가단에 참여한 전문가 중 117명이 공공기관에서 270건 연구용역을 수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상황에 정부는 지난해부터 평가위원 선임 시 5년 내 전체 경영평가 대상 기관의 연구용역, 프로젝트, 정책위원, 자문위원 등 대가로 받은 돈이 모두 1억원 이상이면 평가위원으로 선임될 수 없도록 규정을 개정하기까지했다.

일부에서는 공공기관들이 우회적인 방법으로 평가단에 들어갈 교수 등 전문가를 후원한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평가 대상 기관의 경영실적 등급에 따라 최대 300% 성과급을 결정하는 권한이 평가단에게 있다보니 비공식적인 로비가 횡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공정한 평가를 하지 않았다고 모두를 비하할 수는 없지만 이런 관계에서의 을의 입장인 기관으로서는 평가를 잘 받기 위한 대책만을 마련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공공기관 위에서 군림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평가단을 구성하는 방식을 뜯어고쳐 전문성과 공정성 등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평가단 구조를 비롯해 평가체계 및 지표, 피드백 등 전 부분을 제로베이스에서 개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