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계장 접수한 아기냥 '쌍알이'
2017-11-10 16:30
[노트펫] 경기 양주에서 양계장을 운영 중인 최은경 씨의 부모님.
은경 씨는 최근 부모님으로부터 "농장에 군식구가 하나 늘었으니 와서 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농장에 들어서자 달걀더미 위로 떡 하니 자리를 잡은 녀석이 보였다. 주먹보다 작은 새끼 고양이 한 마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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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여기가 내 집이다옹 |
생후 한두 달밖에 안 돼 보이는 이 아기냥은 누가 입양한 것도 아니고, 맡긴 것도 아니다.
제 발로 걸어들어와 농장을 접수(?)한 녀석이다.
녀석이 처음 농장을 찾은 건 갓 태어나 제대로 걷지도 못할 무렵이었다.
은경 씨는 "양계장 인근에서 길고양이가 새끼를 낳았는데 그중에서도 이 녀석이 가장 허약했던 모양이에요. 항상 무리에서 떨어져 있었고 어미가 챙기질 않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어미 고양이는 몸이 약하고 무리생활이 어려워 보이는 새끼를 내버려뒀던 것으로 보인다.
그때 은경 씨 아버지가 농장 앞에서 녀석을 우연히 보게 됐다.
은경 씨 아버지는 꼬물꼬물 작고 귀여워 몇 번 쓰다듬어줬는데, 녀석은 그 손길을 기억했는지 얼마 후 다시 농장을 찾아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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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아저씨 고맙다낭, 나중에 꼭 보은하겠다옹" |
그러곤 아버지의 뒤를 졸졸 따라 농장 안으로 들어오더니 아예 자리를 잡고 이 집을 제 집으로 '간택'해 버렸다. 가족들은 그렇게 농장에 눌러앉은 녀석을 가족으로 받아들였다.
이름은 자엽스럽게 '쌍알이'로 정해졌다. 양계장 이름을 딴 것이다.
쌍알이는 파리를 잡아 먹고, 낮잠도 자고, 은경 씨네 강아지를 질투하며 하루 하루 지내고 있다.
강아지 역시 주인을 잃어 은경 씨네가 거둔 녀석이란다. 닭, 개에 이어 고양이까지… 동물농장이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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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광욕 즐기는 쌍알이 |
"가족들이 쌍알이가 귀여워 난리예요. 아버지만은 큰 관심 없는 것처럼 대하는데 저희가 '쌍알이 어디 갔어요?'라고 물으면 '밖에 일광욕 하러 나갔다'라고 답해 주세요. 남몰래 쌍알이를 엄청 주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은경 씨 어머니는 매일같이 쌍알이가 좋아할 만한 간식을 챙겨주느라 바쁘단다.
은경 씨는 "쌍알이가 아버지를 기억하고 다시 찾아온 게 다 인연이 아닌가 싶어요"라며 "이곳에서 건강하게 저희와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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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하 기자 scallion@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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