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 차기 회장에 김영주 전 산업자원부부 장관이 내정됐다.

10일 무협에 따르면, 무협 회장단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회장단 회의를 열고 김 전 장관을 차기 회장으로 만장일치로 추대했다.

김 전 장관은 오는 16일 열리는 임시총회에서 제29대 무역협회장으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이희범 전 회장 이후 산업자원부부 장관 출신으로는 두 번째로 무역계 수장이 된다. 임기는 3년이다.

무협 회장단은 김인호 회장과 김정관 상근부회장, 이재출 전무이사 등 협회 소속 상근 임원 3명과 한준호 (주)삼천리 회장, 주진우 사조산업 회장, 류진 풍산 홀딩스 회장, 정석현 수산중공업 회장, 이민재 엠슨 회장, 구자용 E1 회장, 정지택 두산중공업 부회장 등 업계 최고경영자(CEO) 및 유관 단체장 29명 등 총 32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무협 회장은 회장단 회의에서 의견을 모아 후보를 추대한 뒤 주주총회에서 추인하는 형식으로 선출된다.

김 전 장관은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 경제정책 수석비서관을 역임했고 장관 재임 시절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추진하는 등 무역과 산업 정책을 두루 꿰고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행정고시 17회 출신인 김 전 장관은 재경부 차관보로 있던 2003년 9월 정책기획비서관으로 청와대에 입성, 정책기획수석, 경제정책 수석을 지내며 참여정부의 경제정책 전반을 총괄 기획·조정했다. 2006년에는 국무조정실장으로 발탁돼 주요 국정 현안을 조정한 바 있다.

2007~2008년에는 산업자원부 장관을 역임했다. ‘전공’인 경제정책뿐 아니라 정부정책 전반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고 균형적인 시각을 갖추고 있다는 평을 받아왔다.

삼성동 코엑스가 2000년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회의 개최지로 선정될 때 실무지원단장을 역임한 바 있다.

무역업계 한 관계자는 김 전 장관의 회장 추대 이유에 대해 “산업부 장관을 역임했고 장관 재임시 한미FTA 국회비준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으며, 인품도 훌륭한 점이 배경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전 장관은 현재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이사장과 두산건설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무협 회장은 지난달 24일 김인호 회장이 임기를 4개월 앞두고 사임하면서 공석인 상태다.

무협측은 다음달 6일 열리는 제54회 무역의 날 시상식 및 내년도 예상 확정 등 굵직한 행사를 앞두고 있어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차기 회장 선출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기 회장이 선출되면 곧바로 상근부회장 선임작업에 들어가는 등 후속 인사를 연내에 완료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