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장 선임에 '관치' 차단
2017-11-09 19:00
임추위에 예보 측 인사 배제
손태승ㆍ이동건 등 후보
손태승ㆍ이동건 등 후보
우리은행이 차기 행장 선임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 구성을 논의한 결과 예보를 대표하는 비상임 이사를 포함시키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조직 안정화와 독립적인 경영을 위해 우리은행 사정을 잘 아는 내부 임원이 은행장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고 예보 소속 비상임이사가 참여하지 않는 기존 임추위 구성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우리은행 자율경영 체제를 공고히 하는 것이 시장과 고객, 주주에게 정부와 은행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올해 초 진행된 우리은행장 인선에서 정부가 민영화 이후 경영자율성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예보 측 인사는 임추위에서 배제됐다. 그러나 우리은행이 특혜채용 의혹으로 행장 사임 사태까지 이르자 이번에는 정부가 어느 정도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그러나 정부 지분이 남아 있어도 우리은행은 큰 틀에서 '완전 민영화'라는 궁극적 목표가 있는 만큼 민간 금융회사로 바라봐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이 민영화에 성공한 지 1년이 지났다. 하지만 여전히 각종 외압 논란이 일고 있는 만큼 후임으로는 내부 승진을 통해 자율 경영과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의 독립적인 경영을 위해서는 내부 인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낙하산 인사 등 외부수혈을 반대하고 있는 우리은행 노조와도 큰 마찰없이 경영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동건 전 우리은행 수석부행장도 이순우 행장 시절 수석부행장을 역임한 이후 차기 행장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 인물이다. 실제 이 전 부행장은 지난 행장 선출 당시 이광구 행장과 경합을 벌인 바 있다.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김장학 전 광주은행장은 올해 초 우리은행장 공모 당시 김승규 전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김병효 전 우리PE 사장 등과 함께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금융계 전반의 넓은 인맥과 업무추진력, 조직 장악력을 갖췄고 광주은행장 재임 당시 민영화 추진 과정에서 원활한 업무 수행으로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한편, 우리은행은 가까운 시일 내에 임추위를 개최해 은행장 후보자 자격요건 선정 등 후임 은행장 선임을 위한 절차를 진행한다. 연내 신임 행장을 선임하려면 늦어도 이달 14일까지는 임추위 구성을 마치고 가동에 들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