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도쿄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북핵 문제에 있어 양국의 긴밀한 공조를 강조했다. 그러나 일본의 극진한 대접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문제 등에서 불만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며 실리를 놓치지 않는 전형적인 사업가적 행보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트럼프 대일 무역적자에 노골적 불만··· "일본이 미국 무기 더 구매하길 원해"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주일 미국 대사관에서 열린 미·일 기업 경영자 대상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역대 정권 중 가장 규제완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부"라면서 취임 후 자신의 업적을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미·일 무역은 공정하지도 개방되지도 않았다"면서 양국의 무역불균형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미국은 오랜 기간에 걸쳐 대일 무역적자로 힘들어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자동차 분야의 불균형이 심하다면서 '공정한 무역 협상'이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탈퇴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미국이 복귀할 것을 바라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협정 복귀에 부정적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전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 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 회견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일 무역 불만 표시에 대해 "양국 경제 문제는 미·일 경제 대화에서 진행하겠다"면서 아소 다로 부총리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참석하는 경제대화에서 통상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 발언으로 경제대화에서 일본의 입지가 줄어들 수 있다고 일본 현지 언론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 불공평한 무역관계 해소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으며, 중국과의 무역 불공정까지 거론하면서 향후 중국 방문에서도 무역 문제를 적극적으로 거론할 것을 예고했다. 

그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이 미국으로부터 대량의 무기를 구매하기를 기대한다면서 사업가 기질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그는 미국의 무기로 북한이 발사하는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일본의 미국 무기 구매가) 미국에선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일본에는 안보를 강화하는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아베 총리는 일본은 이미 많은 무기를 미국에서 사들이고 있지만, 북한과의 긴장이 커지면서 무기 시스템의 보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동시에 일본은 필요한 경우에만 미사일을 요격시키겠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양국 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가 의제의 대부분을 차지했다고 밝히면서, 미·일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 거의 같은 입장인 것을 확인했다고 이날 기자회견에서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또 일본이 북한의 35개 단체·개인의 자산동결을 7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