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일가족 살해사건 피의자의 아내 정모(32)씨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3일 용인동부경찰서는 존속살해 공모 등의 혐의로 용인 일가족 살해사건 피의자 김모(35)씨의 아내인 정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건 당일 두 사람이 살해를 암시하는 내용의 대화를 주고받은 점을 근거로 정모씨가 살해를 사전에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정씨의 남편이자 이 사건의 피의자인 김씨는 지난 10월 21일 자신의 어머니와 이부동생, 계부를 차례로 살해한 뒤 뉴질랜드로 출국했다. 김씨는 출국 전 숨진 어머니의 계좌에서 1억2000여만원을 수차례에 걸쳐 인출, 현지 도피자금으로 활용했다.

경찰은 정씨가 별다른 의심없이 남편과 뉴질랜드로 동행한 점 등을 비춰 볼 때 범행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이다.

또 정씨가 귀국당시 소지하고 있던 태블릿 PC에서 ‘경동맥 깊이’, ‘범죄인 인도조약’, ‘찌르는 방법’ 등 범행 수법과 해외 도피와 관련된 흔적도 이 같은 가능성을 높인다.

이와 관련해 정씨는 남편이 할아버지의 유산을 상속받았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다 전 직장에서 못받은 월급을 받았다고 해 의심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블릿 PC와 관련해선 남편의 것이라 ‘모르는 일’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씨의 남편이자 사건의 피의자인 김씨는 범행 직후 뉴질랜드로 달아났지만 과거 현지에서 저지른 절도 혐의로 체포돼 현재 뉴질랜드 사법당국에 구속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