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 '허남각ㆍ동수ㆍ광수' 감자차익 350억 챙긴다

2017-11-03 06:00

GS그룹 3세 경영인인 허남각ㆍ동수ㆍ광수 3형제가 사무용 빌딩 임대업체인 삼정건업 유상감자로 350억원을 챙긴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삼정건업은 오는 12월 15일을 기준일로 자본금을 1185억원에서 835억원으로 350억원(29.54%) 줄이는 유상감자(주식소각)를 실시한다. 회사를 세운 2012년 10월 이후 처음 실시하는 감자다.

삼정건업이 오는 13일 감자안을 상정하려고 여는 임시 주주총회는 요식행위일 뿐이다.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을 비롯한 3형제는 삼정건업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50% 지분을 가진 허남각 회장으로 이번 감자로 175억원을 받는다. 동생인 허동수 GS칼텍스 회장과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은 각각 25% 지분을 보유해 나란히 87억5000만원씩 가져간다.

삼정건업은 경영상 사유로 감자한다고 밝혔다. 그에 비해 감자차익은 100% 지분을 가진 3형제만 챙긴다.

3형제는 해마다 배당도 받아왔다. 예를 들어 2015ㆍ2016년 배당금은 각각 50억원, 43억원씩 총 93억원으로 같은 기간 순이익보다 10억원 많았다.

이처럼 버는 것보다 많이 배당하는 바람에 상법상 배당가능이익이 줄었고, 오는 연말 감자를 실시해 예년 배당금보다 7~8배 많은 감자차익을 챙기는 것이다.

이번 감자는 GS그룹 후계 구도에 대한 전망이 분분한 가운데 이뤄졌다. GS그룹 4세 경영인 일부는 지배회사인 GS 주식을 꾸준히 사들여왔다. 예를 들어 허남각 회장 맏아들인 허준홍 GS칼텍스 전무는 현재 GS 지분을 1.37%까지 늘렸다.

삼정건업은 서울 테헤란로에 위치한 삼정개발빌딩을 임대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현대글로비스가 2016년 5월부터 본사로 임차해왔다.

삼정건업은 오는 14일부터 한 달 동안 이번 감자에 대한 채권자 이의신청을 받는다. 채권자는 2016년 말 기준 국민은행 한 곳뿐으로 연 3.27% 이율로 150억원을 삼정건업에 빌려줬다. 삼정건업이 해마다 50억원 안팎을 버는 데 비해 연 이자가 5억원 남짓이라 이의를 제기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