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과 아름다운 이별’ 신태용호, ‘3기 명단 발표’
2017-10-30 11:38
신태용 감독은 30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3명의 국가 대표 3기 대표팀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축구 대표팀은 오는 10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남미의 콜롬비아, 오는 14일 오후 8시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유럽의 세르비아와 평가전을 치른다.
지난 7월 울리 슈틸리케 감독 후임으로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신태용 감독은 위기에 빠졌다. 이란, 우즈베키스탄과의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무승부를 기록하며 한국의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이뤄냈지만 대표팀은 경기력 논란에 휩싸였다. 더욱이 일각에서 거스 히딩크 전 한국 국가 대표팀 감독을 영입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고,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서 한국 축구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7개월 여 남긴 상황에서 대표팀의 선전은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카드다. 11월의 경기는 평가전임에도 불구하고 월드컵 본선처럼 결과가 중요하다. 신 감독은 30일 “이제까지 경기력이 좋지 않았던 점은 인정한다. 평가전 상대가 모두 월드컵 진출팀이니깐 잘 만들어서 잘해보겠다”고 말했다.
허벅지 부상으로 황희찬(잘츠부르크)이 대표팀에서 뛸 수 없는 상황에서 공격진 구성에 시선이 쏠렸다. 신태용 감독은 2015 아시아컵에서 함께 했던 이정협(부산)을 발탁했다. 공격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이동국의 대표팀 승선도 예상됐다. K리그에서 200골을 넣은 이동국의 선발에 관해 신태용 감독은 여러 점을 고려했다.
이동국은 “이동국은 K리그 영웅이다. K리그 영웅을 아름답게 보내줘야 한다. 예를 들어 2년 전 홈 경기처럼 좋은 찬스에서 골을 못 넣으면 여론의 뭇매를 맞을 수 있다. 이제는 아름답게 보내줘야 한다. 내년 월드컵까지 앞에서 뛰어주고 싸워주고 부딪쳐줘야 하는 데 대한 의문점도 남았다. 이제 놓아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동국은 신태용 감독의 입장에서 놓고 싶지 않은 공격수다. ‘신태용호 1기’에 선발된 이동국은 흔들리는 대표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뿐만 아니라 위협적인 조커 역할까지 해냈다. 특히나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후반 33분 교체 투입 돼 두 차례 위협적인 슈팅을 날리며 대표팀의 사기를 끌어올렸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대표 선수로 뛰었던 이동국은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에 일조하며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해냈다. 그는 마지막까지 박수 받는 것이 마땅한 선수다. 신태용 감독은 아쉽지만 이동국과 아름다운 이별을 선택했다.
▲축구 대표팀 평가전 명단(23명)
GK =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김승규(빗셀 고베) 조현우(대구FC)
DF = 김영권(광저우 헝다) 장현수(FC도쿄) 권경원(톈진 취안젠) 정승현(사간 도스) 김진수(전북) 고요한(서울) 김민우(수원) 최철순(전북)
MF = 기성용(스완지 시티) 정우영(충칭 리판)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이명주 주세종(이상 서울) 손흥민(토트넘) 권창훈(디종) 염기훈(서울) 이창민(제주) 이재성(전북)
FW = 이근호(강원) 이정협(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