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P2P도 예외없었다
2017-10-26 19:00
테라펀딩 대규모 연체
금융당국 우려 현실로
금융당국 우려 현실로
P2P금융 1위 업체인 테라펀딩에서 대규모 연체가 발생했다. 금융당국이 우려했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테라펀딩은 '전주 삼천동 공동주택 연장상품'이 27일부터 연체 상품으로 분류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지난 4월 세 차례에 걸쳐서 투자금을 모집한 '전주 삼천동 공동주택 연장상품'은 규모가 총 46억원에 달한다. 1차 15억원, 2차 16억원, 3차 15억원 등 세 번에 나눠 투자자를 모집했다. 투자자는 총 2333명에 달한다. 테라펀딩의 연체율은 현재 2.64%(26일 홈페이지 공시 기준)로 여기에 해당 물건의 연체율까지 더해지면 급격히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해당 상품이 '연장상품'이라는 점이다. 기존 대출금을 갚기 위해서 새로 투자자를 모집한 것이다. P2P는 만기가 도래했는데도 차주가 대출 원금을 상환할 여력이 안 되면 해당 상품에 대해서 투자자를 새로 모집한다. 이런 식으로 기존 투자자들의 투자금을 돌려줘 '만기 연장'을 한다. 일종의 돌려막기 식이다. 연장상품의 경우, 한 번 만기를 지키지 못했기 때문에 안정적이라고 보기 힘들다. <관련 기사: P2P '연장 상품? "꼼꼼히 확인하고 투자하세요">
문제는 테라펀딩이 이 연장 상품에 평가 등급 A3를 줬다는 점이다. A3는 100점 만점에 70점으로 비교적 높은 등급이다. 다수의 투자자가 평가등급만을 믿고 리스크가 큰 연장상품에 투자를 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특히 테라펀딩은 '전주 삼천동 공동주택 연장상품' 차주에게 2순위로 대출을 내보냈다. D3등급인 2순위 대출 규모는 총 19억5000만원에 달한다. 해당 차주가 상당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음을 추정할 수 있다. 이 상품 외에도 테라펀딩은 최근 20억원에 달하는 거제도 단지형 단독주택 프로젝트가 연체됐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P2P가 난립하면서 물건이 부족해지자 다수의 P2P 업체가 자격이 안 되는 상품을 취급했다"며 “대형 업체도 이 지경인데 중소형 업체는 말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펀듀도 최근 돌려막기로 버티다가 결국 폭탄이 터졌다. 연체율은 이달 24일 기준 79.4%에 달한다. 한국P2P금융협회는 27일 펀듀에 대한 감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P2P 금융사들이 리워드를 남발하는 식으로 투자자를 유인해 누적대출액을 무리하게 키우고 있다"며 "치킨게임을 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전주 삼천동 공동주택 연장상품'과 관련해 테라펀딩 관계자는 "무사히 완공 후 사용 승인 과정에서 추가된 준공 검사 중이다"며 "사용승인 완료 후 은행 대환대출을 통해 대출금을 상환할 예정으로 11월 중 상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