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개정협상]전문가들 “번칙복서 트럼프에 흔들릴 필요없어…협상 후 국내 갈등해결이 더 중요”
2017-10-26 17:34
트럼프, 발언ㆍ행동 일치하지 않아…강경발언 의식하지 말고 협상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잇단 강경발언을 의식하지 말고 협상 기조를 유지하라는 얘기다.
특히 개정 이후, 국내에서 손해와 이익이 엇갈릴 수 있는 이해관계자 간의 갈등 최소화를 위해 ‘대내협상’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대통령의 발언은 보통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데, (통상 부문에서)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지나고 보면 다른 의미였던 적이 여러 번 있다”며 “한·미 FTA 개정협상 과정에서 이런 발언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가 불확실성 요소”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협상 전부터 ‘변칙복서’처럼 나오는데, 이럴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정석적인 수비”라며 “지금까지 정부는 일관된 원칙을 강조하는 등 적절히 대응해 왔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FTA에 대한 강한 발언을 이어왔다. 최근에는 한·미 FTA 폐기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발언과 행동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아 종잡을 수 없는 ‘변칙복서형’ 협상가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 정부가 이런 협상방식에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다.
한·미 FTA 개정 이후, 국내 이해관계자 간 갈등도 조속히 해결해야 할 주요 이슈로 지목된다.
김 연구위원은 “기존 한·미 FTA에 맞춰 정책이 세팅됐는데, 개정 시 이익이 되는 부분이 있는 반면 양보해야 할 부분도 발생한다”며 “정부는 FTA 협상에 대한 경험이 많아 크게 불리할 게 없다고 보지만, (갈등이 커지면)국내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회에서 반대 여론이 형성되는 게 국내 갈등을 키울 수 있어 정치권의 적극적인 협조가 요구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앞서 2011년 10월 한·미 FTA 비준을 국회에서 통과시키려 할 때 적잖은 진통을 겪었다.
백다미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국회가 개정협상안에 대해 반대할 경우, 재협상을 할 수 없고 해결할 방법도 없다”며 “국회가 불만이 있다면 협상과정에서 정치권의 목소리를 담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선임연구원은 “자동차나 철강은 지금까지 이슈가 많이 돼 양국이 모두 인지하고 있다”며 “그러나 미국 측이 계속 이의를 제기했던 게 서비스시장 개방이었다. 서비스부문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지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대학장은 “실제 한·미 FTA 개정협상은 양국 모두에게 합리적인 방향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양국이 협상을 통해 서로 얻어야 할 부분이 있어 변화는 있겠지만, 크게 우려할 부분은 아닐 것”이라고 예상했다.
홍 학장은 “문제는 한국의 주력산업이 FTA 개정으로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이라며 “국내 산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규제를 철폐하고 경영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대책이 요구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