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형 보험사기, 올 상반기 '최악'

2017-10-19 13:18

#신발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경기가 악화된 후 늘어나는 재고품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이에 A씨는 40억원짜리 화재보험에 가입하고, 보험 가입 10개월 뒤 자신의 창고에 불을 질러 보험금 40억원을 타냈다. 하지만 화재 직전 CCTV가 갑자기 작동하지 않았던 점을 의심한 경찰에 의해 덜미를 잡혔다.

#시장에서 생선가게를 하는 B씨.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손가락 후유장해를 집중보장하는 상해보험에 가입한 뒤 고의로 자신의 손가락을 자르고, 냉동생선 절단기 작업 중 사고가 발생한 것처럼 속여 보험금 4억4000만원을 타냈다. 그러나 손가락 절단형태가 절단기에 의한 것과 달라 고의사고라는 사실이 적발됐다. 

경기 불황이 깊어지면서 고의로 보험금을 노리는 보험사기가 해마다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19일 올해 상반기 보험사기 적발금액이 3703억원으로 전년 동기(3480억원) 대비 6.4% 증가했다고 밝혔다. 역대 상반기 실적중 최고 수치다.

적발인원도 4만4141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 늘었다. 1인당 평균 보험사기금액도 840만원으로 2010년대 초반인 590만원과 비교해 42.37%나 증가했다. 

보험사기 유형별로 보면 사고내용 조작 등 허위·과다사고 유형이 2786억원으로 전체의 75.2%를 차지했다. 살인이나 방화 등 고의사고는 446억원(12.1%), 자동차 피해 과장 청구는 230억원(6.2%)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기는 살인, 방화 등 강력범죄가 동반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범죄행위라는 인식이 강하지 않은 형태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사기 연령대는 30~50대가 전체의 69.2%(3만540명)로 가장 많았다. 특히 고령화 추세로 65세 이상 고령층 비중도 6.4%로 전년 동기 대비 1.4%포인트 늘었다.

성별로 보면 남성과 여성 비중은 7대3 수준이다. 다만 여성의 보험사기 가담 비중은 해마다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4년 상반기 전체 보험사기의 72.7%를 차지했던 남성의 비중은 올 상반기 68.1%로 4.6%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여성은 27.3%(2014년)에서 올 상반기 31.9%로 늘었다.

이는 음주, 무면허 운전 등 남성의 가담 비중이 높은 자동차보험 관련 보험사기가 줄어든 탓으로 풀이된다. 여성의 경우에는 고지의무위반, 허위 입원 등 병원관련 보험사기 비중이 높았다.

직업별로는 회사원(23.3%), 무직·일용직(12.1%), 전업주부(10.0%), 자영업자(8.9%) 순이었다. 

금감원과 보험사들은 보험사기 제보 접수를 위해 우수 제보자에게 100만원부터 최대 1500만원(+20억원 초과금액의 0.5%)까지 신고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하고 '보험사기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