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화보]‘빈곤구제 1서기’팡루이뱌오의 산골마을 변화기
2017-10-17 16:26
인민화보 왕수야(王舒雅) 기자=산시(山西)성 뤼량(呂梁)시 란(嵐)현 제허커우(界河口)진에 위치한 러우팡핑(樓坊坪)촌은 산시성의 전형적인 산골 마을이다. 자연조건이 열악한 데다가 지리적·기후적 제약으로 인해 오랜 기간 심각한 빈곤상태에 놓여 있었다.
중국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 이후 시진핑(習近平) 총서기의 ‘맞춤형 빈곤구제(精準扶貧)’에 관한 중요한 사상이 점차 완비되어 가고 있다. 2015년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조직부 등은 우수 당원간부를 전국 14개 극빈(極貧)지역에 파견해 현지의 빈곤구제를 담당할 제1서기로 임명해줄 것을 중앙기관에 호소했다. 중국과학기술협회(중국과협) 정보원인 팡루이뱌오(房瑞标)가 러우팡핑촌과 깊은 인연을 맺게 된 데에는 바로 이 같은 배경이 깔려 있다. 이를 계기로 팡루이뱌오는 마을 주민들과 함께 다양한 빈곤구제 노력을 펼치게 되었다.
‘정보화 마을’만들기
러우팡핑촌은 해발 2000m의 외딴 곳에 자리잡고 있다. 사방이 높은 산으로 둘러쌓여 있고, 일년 중 안개가 끼지 않는 날은 고작 95일에 불과하다.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는 많은 눈이 내려 외부 세상과 단절된 듯한 기분마저 들게 한다.
팡루이뱌오가 러우팡핑촌에 부임한 것은 2015년 7월 말. 한달이 채 지나지 않아 서리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곧 길고 긴 농한기에 접어들었다. 생계를 위해 젊은이들은 외지로 일거리를 찾아 나섰고 마을에는 노인과 아이들만 남았다. 원래도 조용했던 마을에는 적막감마저 감돌았다.
“스스로 임무를 설정했다. 두달 내에 마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었다.” 팡루이뱌오는 마을 전체 80여 가구를 한 집 한 집 방문해가며 상주인구 규모를 확인했다.
그는 마을 지부서기와 함께 쌓인 눈을 헤치고 산시성 성도(省都, 성 정부 소재지)인 타이위안(太原)으로 향했다. 그리고는 산시성 과학기술협회와 산시성 이동통신회사에 연락해 중국과협으로부터 현지에 ‘과학보급 중국 농촌 e스테이션’을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과학보급 중국 농촌 e스테이션’은 ‘과학보급 중국·실용기술 인재지원 프로젝트’의 온라인 홍보 플랫폼으로, 정보화 농촌 건설의 중요한 내용 중 하나다. 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016년 6월 러우팡핑촌에 마침내 인터넷 망이 깔렸다.
2016년 7월, ‘과학보급 중국 농촌 e스테이션’이 정식으로 러우팡핑촌에 문을 열었다. 이로써 러우팡핑촌은 뤼량시 극빈지역 최초의 정보화 마을이 되었다. 과학기술 보급 및 정보화는 주어진 자연환경에 의지해 생계를 유지하던 농촌의 모습을 바꾸어 놓았다. “e스테이션은 정보 플랫폼으로서 농업에 관련된 많은 정보와 과학상식을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전문가와의 온라인 상담 기회를 제공했고, 이를 통해 우리 마을은 물론 주변지역 농민들의 과학문화적 소양이 크게 높아졌다. e스테이션은 또 농산품 전시판매 및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제공했다. 덕분에 농민들은 보다 편리하게 농자재를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팡루이뱌오의 말이다.
우위산업으로 빈곤구제 지원
러우팡핑촌에서는 농작물 재배 또한 쉽지 않다. 열악한 기후조건으로 인해 재배가능한 농작물 종류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지역 기후조건에서 생장하기 좋은 작물이 한 가지 있으니, 바로 감자다. 과거 러우팡핑촌은 주로 상품성 감자 재배에 주력했지만 상품성 감자의 도매가는 매우 낮았다. 때문에 판매용 감자 보다는 씨감자를 재배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다. 현지 조건에 맞는 농작물 재배구조로 전환하고 주민들의 소득을 올리기 위해 팡루이뱌오는 중국과협의 란현 빈곤구제 전문 프로젝트 자금을 활용, 마을에 660여 무(畝, 1무=666.67㎡) 면적의 씨감자 재배기지를 조성했다.
중국과협 과학기술 빈곤구제 프로젝트의 지원 하에 팡루이뱌오는 러우팡핑촌 감자재배전문합작사를 동원, 마을에 28개의 감자 저장고를 지었으며 이곳에 면적 1200무에서 생산된 우수 품질의 감자를 저장했다. “겨울이 되면 감자 1근의 도매가가 1위안(약 170원)까지 오르니 마을 감자재배농가의 소득을 배로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이에따라 감자재배농가의 평균 소득이 8000위안에서 2만 위안까지 늘어났다.” 팡루이뱌오의 말이다.
러우팡핑촌 주민 중 평소에 중국 동북지역에서 기술자로 일하며, 표고버섯의 하우스 재배를 돕기도 했던 사람이 한명 있었다. 팡루이뱌오는 러우팡핑촌 날씨가 동북지역과 비슷하다는 데서 착안해 하우스 재배 표고버섯 시장에 미래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마을 중국공산당원 지부위원회와 마을주민자치위원회, 이른바 ‘양위(兩委)’와 공동 연구를 거친 팡루이뱌오는 “부자 마을을 만들자”며 그 기술자와 러우팡핑촌의 유지를 설득했고, 마침내 러우팡핑촌에 표고버섯 재배기지를 만들었다.
하우스 재배 표고버섯의 경제적 효과를 인정받아 팡루이뱌오는 올해 빈곤구제특별자금 30여 만 위안을 유치, 표고버섯 비닐하우스 10동을 새로 지었다. 비닐하우스는 마을 공동 소유이며, 그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수익 또한 마을 주민에게 배당된다.
또한 러우팡핑촌은 넓은 면적의 초원을 가지고 있다. 자연히 주민들은 목축업에 친숙하다. 목축업을 발전시키기에 적합한 환경을 보유한 곳이 바로 러우팡핑촌이었던 것이다. 팡루이뱌오는 란현 빈곤구제자금 70여 만 위안을 유치해 랴오닝(遼寧) 털 산양을 대량 구입했다. 그리고는 주민들에게 털 산양을 나누어주어 기르게 한 뒤 이를 다시 매수자에게 판매함으로써 마을의 목축업을 키웠다.
산골마을의 화려한 변신
2016년 10월, 러우팡핑촌은 국가여유국(國家旅遊局) 등 12개 부처에 의해 국가여행 빈곤구제 중점마을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던 팡루이뱌오는 ‘양위’ 위원들을 설득해 관광지까지 이어지는 도로를 포장하고 ‘눙자러(農家樂, 농촌 민박)’를 짓는 등 관광업을 통한 빈곤탈피 길을 모색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러우팡핑촌을 찾는 관광객들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또, 돈을 벌기 위해 외지로 떠났던 젊은이들도 발전 가능성과 기회가 생기자 잇따라 고향으로 돌아왔다. 젊은이들 중 일부는 농산물을 재배하는가 하면, 어떤 이들은 가게나 체험형 농장·민박집을 열었다. 마을에는 전에 없던 활기가 넘쳐났다.
팡루이뱌오를 가장 놀라게, 또 뿌듯하게 한 것은 마을의 연로한 어른들까지 영상통화를 할 줄 알게 됐다는 사실이다. 스마트폰으로 타지에서 일하는 자녀들과 수시로 영상통화를 하게 되면서 어르신들의 정신적 외로움이 상당부분 해소되었다.
팡루이뱌오와 ‘양위’의 공동 노력으로 2016년 말 기준 러우팡핑촌의 1인당 연평균 소득은 4000위안을 돌파했으며, 이로써 마을 전체 빈곤퇴치 목표가 실현됐다. ‘감자 냄새’에 익숙했던 가난한 산골 마을은 이제 생기와 활력이 충만한 현대적 마을로 변모했다.
팡루이뱌오는 지난해 중앙 직속기관 우수 공산당원으로 선정된 데 이어 올해는 전국 ‘5·1 노동상’을 수상했다. 또, 지난 7월에는 중국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 대표로 선출되었다. “나는 공산당 당원이다. 당원으로서 러우팡핑촌 제1서기로 부임한 만큼 당이 부여한 임무가 가장 중요한 일이다. 이곳 실정에 맞는 정책을 시행하고 다양한 노력들을 통해 마을 주민들을 ‘산업의 빈곤구제·지혜의 빈곤구제·생태의 빈곤구제’의 길로 이끄는 것이 나의 임무다.” 팡루이뱌오는 자랑스럽게 말했다.
* 본 기사는 중국 국무원 산하 중국외문국 인민화보사가 제공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