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화보]쑤원주, 고서(古書)의 든든한 동반자

2017-10-17 16:26

인민화보 양윈첸(楊雲倩) 기자=2017년 5월 허베이(河北)성도서관 특별소장부 주임이자 허베이성 고서보호센터 주임인 쑤원주(蘇文珠)는 자신이 19차 당대회 대표로 당선돼 허베이성 63명 대표의 일원이 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녀는 기쁨과 함께 무거운 사명과 책임감을 느꼈다.
 

중국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 대표 쑤원주 [사진=인민화보 친빈(秦斌) 기자 ]


역사학도에서 고서 보호가로
1987년 산둥(山東)대학교 역사학과를 졸업한 쑤원주는 허베이성도서관 직원이 됐다. 이는 책을 좋아했던 그녀에겐 매우 기쁜 일이었다. 1996년 허베이성도서관에서 9년 동안 일한 쑤원주는 특별소장부로 발령받았다. 특별소장이란 일반 도서와는 다른 특별한 문헌이나 자료를 말하는 것으로 여기에는 고서와 지방 문헌이 포함된다. 도서관의 특별소장부는 고서와 지방 문헌의 수집 정리·보관 유통·개발·이용을 담당하는 부서다.
쑤원주는 고서는 도서관의 중요한 소장품 중 하나이자 중화민족의 우수한 전통문화가 가장 직관적이고 가장 집약적으로 구현된 것이라고 소개했다. 일반적으로 말해 고서란 1912년 이전에 집필, 인쇄 또는 출판된 서적을 말한다.
2007년 국무원 판공청은 고서 보호 작업을 한층 강화하는 것에 관한 의견을 발표하고 ‘중화 고서 보호 계획’을 본격 가동했다. 이는 중국 역사상 최초로 국가가 주도하는 전국적인 고서 보호 사업이었다. 허베이성 고서보호센터도 2008년 6월 허베이성도서관에 개설됐고 이후 고서 일제조사 작업이 시작됐다.
고서 일제조사는 고서 보호의 기초 작업이다. 일단 현황을 파악해야 고서 자원 활용을 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쑤원주는 일제조사 작업 초기 많은 문제에 부딪쳤다고 회상했다. 많은 고서 종이에 산화, 벌레 먹음, 노화 등 문제가 있었고, 목록을 정리해 소장 등록하는 작업도 안 돼 있었다. 또한 성(省) 전체의 문화 시스템과 각 기관의 업무를 통합적으로 조율해야 했으며 지방 고서 보호 인력·설비·경비 등도 모두 부족한 실정이었다.
고서 보호 인력 교육, 고서 응급구조식 복원, 고서 출판 이용 및 홍보 등 일제조사를 진행할 여력이 없는 지방 기관을 대상으로 쑤원주는 인력을 파견해 돕거나 현지 인력을 교육해 일제조사 작업 진도를 맞춰나갔다. “고서 보호는 간단해 보이지만 보호 두 글자에는 많은 내용이 담겨있고 범위도 넓다. 특별소장부가 하는 일은 허베이성 전체에 있는 각 시스템의 문물을 보호하는 것이다. 고서도 문물이고 증거이며 중화문명이 담긴 매개체다.” 쑤원주는 이같이 말했다.
쑤원주와 그녀의 팀의 노력으로 허베이성 고서 일제조사 작업이 빠르게 진행됐다. 2014년 쑤원주는 ‘전국 고서 보호 기관 선진 개인’에 뽑혔고 허베이성 고서보호센터는 문화부에 의해 ‘전국 고서 보호 작업 선진 기관’으로 선정됐다.
 

고서의 보호는 매우 복잡하다. 사진은 쑤원주가 동료와 함께 고서 복구작업 관련해 토론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인민화보 친빈(秦斌) 기자 ]


옛 책에 생명을 불어넣다
중화 고서는 매우 많아 제때 효과적으로 보호하고 정리하지 않으면 역사에 대한 기록을 잃을 뿐 아니라 중화의 문맥도 잃게 된다. 보호 외에도 고서를 어떻게 전파할 것인가가 쑤원주가 제일 많이 생각하는 부분이다.
복사본 출간과 디지털화는 고서 보호와 보급의 중요한 방법으로, 고서가 정말 필요한 사람이 효과적으로 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그 안에 담긴 풍부한 의미를 계속 발굴할 수 있다. 2016년 쑤원주는 고서의 요소를 이용해 <희망 아이디어 책 편지지, 시 편지지, 상자 시리즈> 문화 아이디어 제품을 디자인해 ‘허베이성 제3회 문화창의 디자인대전’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2015년부터 허베이성도서관은 3년 연속 ‘고서 보호 홍보의 달’을 지정했고 고서 보호 지식 강좌, 전통문화 강좌, 고서 보호 기술 전시 등 행사를 진행했다. 이 가운데 2016년 6월 개최한 ‘전승·기억·활성-성 도서 창업자@도서관 무형문화재 홍보 활동’이 큰 호평을 받았다. 독자들은 행사 현장에서 선장본 제작 과정과 고서 복원 전시를 볼 수 있었고 목판 인쇄 과정도 직접 체험해볼 수 있었다.
쑤원주는 “고서가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에도 이렇게 보존이 잘 됐다는 것에 놀라는 독자도 있었고, 복원 전시를 보고 훼손된 고서가 완벽하게 복원된 것에 깜짝 놀라는 독자도 있었다. 또한 조상들의 제지 기술과 인쇄 기술에 감탄하는 독자도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고서는 거리감이 있을 것”이라며 “이런 전시 활동을 통해 거리를 좁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허베이성에는 항온항습, 소방 시스템, 감시 시스템을 갖춘 고서 보호 기관이 6곳 있다. 쑤원주는 “전문적인 문화 기관 외에 고서의 매력을 발견하는 일반인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고서가 갖고 있는 우수한 전통문화는 현대인의 정서와 도덕 함양에 매우 중요하고 중국 문화를 널리 알리고 중국의 이야기를 전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017년 9월 문화부는 중국 고서 보호에 관한 첫 5개년 계획인 <‘13차 5개년’ 기간 전국 고서 보호 작업 계획(“十三五”時期全國古籍保護工作規劃)>을 발표했다. 이는 고서 보호에 관한 첫번째 ‘톱다운 설계’다. 계획에서는 ‘보호 위주, 응급구조 제일, 합리적 이용, 관리 강화 고수’의 기본 원칙을 확정했다. 쑤원주와 그가 몸담고 있는 특별소장부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초심을 잊지 않는다
파편화된 독서가 유행하는 오늘 날, 허베이성도서관은 ‘상상력’을 끊임없이 발휘해 다양한 방식으로 독자를 도서관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중국작가협회 회원이라는 신분을 이용해 쑤원주는 지방 문헌 열람실에 공간을 마련하고 각지의 작가를 초청해 작가와의 만남 등 행사를 개최했다. 또한 그녀는 ‘낭독을 사랑하는’ 지원자를 모집해 시 낭송단을 만들었다. 쑤원주는 자기처럼 내성적인 사람도 나가 시 몇 구절을 낭송하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이런 행사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 숨어있던 문화의 불씨가 타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쑤원주는 현재 시 낭송 위챗 채팅방에 70여 명의 회원이 있고 회원 수가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2011년 허베이성도서관 확장 공사가 완료돼 하드웨어 설비가 업그레이드 됐고 여기에 풍부한 장서와 다채로운 행사가 더해져 지금은 매일 아침 도서관이 개관하기 전부터 독자들이 문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린다. 주말이 되면 열람실은 거의 좌석이 없다. 쑤원주가 보기에 책 향기가 풍기는 사회와 시적인 생활은 먼 개념이 아니라 분명한 현실이다.
중국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 대표로 당선된 것에 대해 쑤원주는 문화산업과 고서 보호 작업이 인정받고 중요하게 여겨진 결과라고 생각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기자가 그녀의 집 근처에서 그녀의 사진을 찍는데 그녀가 19차 당대회 대표가 됐다는 소식을 들은 한 동네 노인이 “당 대표가 되다니 정말 대단하다. 당신을 알게 되어 영광”이라고 한 말이다. 쑤원주는 노인의 말 덕분에 마음이 따뜻해졌고 동시에 이것이 결코 가볍지 않은 영예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쑤원주는 당원은 보다 나은 정신 면모를 갖고 보다 많은 책임을 져야 하지만, 당 대표는 더 나아가 사회에 영향을 미치고 선도하며 이끄는 본보기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행동으로 옮기려면 우선 자기의 본래 업무를 잘해내야 한다. “내가 하는 일은 가장 말단의 작업으로 사회에 할 수 있는 가장 큰 보답은 고서 보호 임무를 잘하는 것이다.” 2005년 입당한 쑤원주는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늘 책임감 있게 일했고 자기자신을 중요하지만 보통의 위치에 놓았다. “당 대표 신분은 나에게 책임을 부여했지만 당 대표도 보통 당원이다.” 쑤원주는 앞으로 5년 동안 사회에 독서 분위기가 더 강해질 것이기 때문에 문화업계의 일원으로서 이 큰 흐름에 적극 참여하고 헌신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 본 기사는 중국 국무원 산하 중국외문국 인민화보사가 제공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