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 육류담보대출 배임 규모 495억 주장하는 이유는?
2017-10-13 15:35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이 회사의 융자팀장이었던 A씨를 횡령·배임 혐의로 고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동양생명은 지난 10일 육류담보대출 담당 직원을 횡령·배임 혐의로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 고소했다고 공시했다.
A씨는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육류 등 동산담보대출을 운용하는 융자팀장으로 재직했다. 지난해 12월 육류담보대출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까지 장기간 실무를 담당해온 셈이다.
보험업계에서는 그동안 동양생명의 행보를 감안하면 A씨가 고소를 당한 것이 놀랍지 않다는 반응이다. 동양생명은 육류담보대출 사기 사건이 회사 밖으로 드러난 올해 초 A씨를 보직에서 해임하고 사실상 대기발령 조치를 내렸다. 다른 금융사가 육류담보대출 실무부서 책임자에게 사기 사건 수습을 맡긴 것과 상당한 차이다.
다만 동양생명이 제기한 횡령·배임 금액 규모가 어떻게 설정됐는지 궁금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동양생명의 주장에 따르면 A씨가 횡령·배임한 금액은 474억7300만원으로 전체 대출액인 3803억원의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횡령·배임 혐의 금액 규모는 A씨가 담보물(육류) 확인에 소홀했던 대출건을 따로 합산한 결과로 파악된다. 육류담보대출 담당 실무자는 실제 육류의 종류와 수량이 서류와 일치하는지 확인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동양생명은 A씨가 이 같은 확인 절차를 400여 차례 소홀히 진행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소송에 관련된 사항이라 자세히는 말할 수 없다"면서도 "A씨에게 육류담보대출 전부를 책임지라는 게 아니라 직무에 소홀해 문제가 생겼던 일부 건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