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보고시점 조작 논란, 정치권 "진실규명해야"…한국당 "정치공작"
2017-10-12 18:02
박근혜 정부에서 세월호 사고 당일 대통령에 대한 첫 보고시점을 조작했다는 청와대 발표와 관련해, 여야는 철저한 진실규명을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12일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브리핑을 통해 국가위기관리센터 내 캐비닛에서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가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을 불법 변경한 자료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 때 세월호 상황보고일지를 사후 조작한 정황이 담긴 파일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김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세월호 7시간의 흔적을 조작하고,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국가위기관리 지침을 변경하는 술수나 부리는 박근혜 정부의 도덕성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을 청와대의 책임을 피하기 위해 청와대 안보실장에서 행정안전부로 다급하게 옮긴 사실은 박근혜 정권의 책임회피와 무능함을 만천하에 드러낸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박근혜 정부의 세월호와 관련한 해명이 모두 거짓임이 드러났다"면서 "이에 대한 전면적인 재조사가 필요하고, 특히 국회에서의 위증 혐의에 대해서도 엄격히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김기춘 전 비서실장, 김관진 전 안보실장 등 청와대 관계자와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당시 법무부장관), 이주영 전 해수부장관 등의 책임 또한 무겁다"면서 검찰의 철저한 수사와 책임자 엄벌을 촉구했다.
야당 역시 진실 규명에 초점을 맞췄다.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만약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는 절대 용서받을 수 없다"면서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국가의 대통령으로서의 자격이 없었음에 참담하다"고 비판했다.
손 수석대변인은 "오늘 청와대 브리핑대로 첫 보고시간이 9시30분이었다면 이해할 수 없는 시간을 흘려보낸 박 전 대통령 때문에 45분의 골든타임이 허비됐고, 더 많은 아이들을 구할 수 있었던 기회가 사라졌다는 뜻"이라며, "이후로도 11건의 보고를 받고 아무런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는 당시 대한민국 대통령의 언행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이해받아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문제는 반드시 진실이 규명되어야 한다"면서 "대통령의 지시도, 컨트롤 타워도 없어 참사가 더욱 커진 것에 대한 책임 역시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청와대 내에서, 대한민국 내에서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 개선이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문재인 정부에서도 유사한 행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제왕적 대통령제를 바꾸는 등 권력분산을 위한 개헌과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바른정당의 박정하 수석대변인 역시 구두논평에서 "수사기관의 엄격한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가 객관적이고 명확하게 밝혀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다만 그는 "당시 청와대의 해명과 좀 더 중립적인 확인이 필요하다"고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뜻을 덧붙였다.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청와대의 문건 발표 시기를 두고 '정치공작'이라고 비난했다.
정태옥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물론 잘잘못은 가려져야 한다. 하지만 문건 발견에 대한 발표 시기가 매우 의미심장하다"면서 국정감사 첫날 문건이 발표된 것을 문제삼았다.
그는 "이번 문건 공개는 시기를 고려해 계획되었던 움직임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청와대는 마치 몰랐던 문건을 발견했다는 듯이 말하지만 그 문건이 이제야 발견되었다고 어느 누가 믿겠는가"면서 "이미 수많은 전 정부 문건으로 정치공세를 펼치던 청와대가 정부에 대한 문제 제기와 부담스러운 국감 이슈를 덮기 위해 쟁여 놓았던 문건을 터뜨려 물타기를 시도한 것이라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는 더 이상의 얄팍한 정치공작은 그만두고 겸허한 태도로 국정감사에 임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