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라인 다가온 스팩, 상폐 유령이 서성거린다

2017-10-10 18:32

기업 인수가 목적인 스팩(SPAC)이 합병 대상을 못 찾은 채 상장폐지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합병 기대감으로 뛰었던 주가도 추락하게 마련이라 주의가 필요하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골든브릿지제2호스팩'은 이날 상장폐지 사유 발생으로 거래를 정지당했다. 정리매매는 오는 11일부터 7거래일 동안 진행하고, 상장폐지일은 오는 20일이다.

스팩은 비상장 기업을 합병해 우회상장시키는 서류상 회사다. 회사 입장에서는 일반적인 공모 절차 없이 스팩 공모자금을 흡수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거래소는 스팩을 상장한 후 2년 6개월 내에 합병하지 않으면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내라고 요구한다. 응하지 않으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할 수 있다. 청구서를 제출해도 1개월 안에 합병해야 상장폐지를 면한다. 즉, 2년 7개월 내에 합병할 기업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엔에이치SL스팩'과 'SK1호스팩'을 비롯한 일부 스팩이 현재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내지 않아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있다.

앞서 6월 엔에이치SL스팩은 휴먼스캔을 합병하기로 했지만 상장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 스팩 주가는 합병 기대감으로 한때 3000원대까지 치솟았다가 2000원선으로 되밀렸다.

대개 스팩 주가는 합병을 결정한 후 뛰기 시작한다. 하지만 합병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실패하는 사례도 잦아 주의해야 한다.

최근 상장폐지된 '대우스팩2호'는 두 차례 합병 시도가 무산되는 바람에 주가가 요동쳤었다. 2015년 판도라티비를 합병하려다 철회한 '하나머스트3호스팩'도 해산을 앞두고 있다.

오는 연말로 합병 시한이 도래하는 스팩도 눈여겨 봐야 한다. '하이제3호스팩'과 '키움스팩3호', '유안타제2호스팩', '한화에이스스팩2호'가 여기에 해당한다.

주요 증권사는 청산가치에 무게를 둔 투자전략을 권한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만기가 임박한 스팩이라면 주당순이익률이 높고 기관투자자 매수세가 확인되는 경우에만 매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