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애신 기자의 30초 경제학] 집에 TV 없는데 수신료를 내야하나요

2017-10-09 19:00

[사진=아이클릭아트 제공]


대부분의 가정은 매달 2500원씩 텔레비전(TV) 수신료를 냅니다. 1년이면 3만원입니다. 집에 TV가 없어서 TV를 볼 수 없는데도 수신료를 내야 할까요?

방송법 시행령에 따르면 TV수상기를 소지하고 있는 경우 소유자가 한국전력에 신고·등록해야 합니다. 만약 집에 수상기가 있음에도 신고하지 않은 경우 한전 또는 지정된 자가 그 사실을 확인해 등록하게 돼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한전과 KBS는 모든 주택에 TV수상기가 설치돼 있다는 가정 하에 전기요금 안에 TV수신료를 포함해 부과하고 있습니다. 전기요금 고지서를 꼼꼼하게 살펴보지 않으면 TV수신료가 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나중에 이를 인지하고서 TV수신료 환불을 받으려고 해도 쉽지 않습니다. 실제 TV가 없는 국민이 이의신청을 해서 환불 받은 건 10건 중 2건에 불과합니다. 지난해 한 시민단체가 전기요금에 포함된 TV수신료를 따로 내게 해달라며 소송을 냈지만 1심과 2심에서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결합 징수 방식이 걷는 비용도 적고, 수신료 납부 수치도 증가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최근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시청자의 TV수신료 납부 선택권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은 방송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소비자는 전기요금과 수신료가 각각 분리된 고지서를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이 법이 통과되기 전까지는 집에 TV가 없는 경우 수신료를 내지 않기 위해선 스스로 '집에 TV수신기가 없다'고 한전에 알리는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