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色에 빠진 中②] '옌즈 경제' 효과…기존 뷰티·패션 시장도 전문화

2017-10-14 08:00
지난해 中 뷰티케어 시장 규모 57조 넘어…해마다 6%대 성장 전망
그루밍족 등장, 남성 화장품 수요 급증…의류·선글라스 등 패션 시장도 동반성장

한 남성이 화장품 매장에서 립스틱 색을 비교하고 있다. 최근 중국 온라인을 중심으로 '외모지수'를 뜻하는 신조어 '옌즈'가 여성에 이어 남성에게도 유행되고 있다. [사진=바이두]


트렌드에 따라 움직이는 소비시장 특성으로 탄생된 외모지수의 상품화 ‘옌즈(颜值) 경제'로 전통소비재 시장이 보다 전문적이고 세분되고 있다. 특히 뷰티케어 분야의 화장품, 패션 분야의 액세서리, 의류 시장의 변화가 뚜렷히 나타나고 있다. 

중국 여성에 이어 남성까지 외모에 대한 욕심이 커지면서 뷰티케어 시장의 발전이 극대화됐다. 뷰티케어의 필수용품이자 옌즈 경제의 기초 소비재 중 하나인 화장품은 남녀노소가 모두 사용하는 소비재로 거듭났다. 그 결과 중국 화장품 시장은 폭풍 성장해 세계 2위 자리에 올라섰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뷰티케어 시장 규모는 3337억2600만 위안(약 57조5944억원)으로 전년대비 5.92% 성장했다. 이 가운데 피부관리(스킨케어) 제품, 색조, 남성관리 매출액은 각각 1691억3900만 위안, 283억1400만 위안, 124억46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유로모니터 중국 화장품 시장 연구원은 "지난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중국 화장품 시장은 연평균 9.06%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향후 성장률이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래도 6%대를 유지해 세계 2위를 자리를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일상 수요 수준에 머물렸던 중국 소비자의 화장품 소비 욕구는 프리미엄, 천연, 기능성 제품 등으로 확산됐다.

지난해 프랑스 입생로랑이 출시한 '크리스마스 한정판 립스틱' 은 중국 내 립스틱 소비 열풍을 일으켰고, 한국 프리미엄 브랜드 설화수(아모레퍼시픽)가 고급 허브류 화장품 분야에서 1위에 올랐다. 특히 프리미엄 브랜드 립스틱은 중국 여성 소비자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으며 톰포드(Tom Ford) 등 해외 명품 브랜드 립스틱 제품이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고 있다. 

외모 중시 열풍으로 등장한 그루밍족(Grooming族)은 남성 뷰티 시장의 성장을 이끄는 핵심요소다. 그루밍족은 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성을 일컫는 신조어로, 마부(groom)가 말을 빗질하고 목욕을 시켜주는 것에서 유래했다.

일본 시세이도 중국 담당자는 “중국 남성도 화장품 등 뷰티제품을 이용해 외모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이들은 특히 스킨케어에 신경 쓰고 있다”며 “중국 남성 스킨케어 시장은 바우허우(85後, 1985년대생), 주링허우(90後, 1990년대생) 세대를 중심으로 이제 막 성장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중국 남성 뷰티제품 중 스킨·헤어 케어 제품 점유율은 전체의 76%를 차지했다.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百度)는 '2017년 남성 화장품 산업 검색 보고'를 통해 "남성 화장품의 검색 횟수가 하루평균 9만7000회를 기록하며 연성장률 30%를 달성했다. 이는 전체 화장품(19%) 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업계는 향후 중국 젊은 남성 소비층의 성장 지속으로 관련 수요가 늘어나 남성용 소비품목이 시장의 필수 아이템으로 거듭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안전성 요구 증가로 코스메슈티컬(cosmeceutical) 시장을 유망 시장으로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수요 증가와 함께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화장품(cosmetic)과 의약품(pharmaceutical)이 결합한 코스메슈티컬 제품이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며 "2020년 시장 규모는 870억 위안에 달해 19.98%의 높은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옌즈 경제 효과는 화장품 외 패션 산업 전반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징쥔메이(景俊美) 베이징(北京) 사회과학원 부연구원은 “옌즈 경제는 패션 산업 발전의 강력한 추진 동력”이라고 말했다.

소비자의 소비 습관과 이념적 변화로 패션의 특수성이 높아져 의류, 액세서리 등 분야에선 기성품보다 디자이너 개성이 강조된 제품의 수요가 확대됐다. 이는 시장의 수익 증가로도 이어졌다. 

소비자들은 의도적으로 브랜드 제품을 선호했고, 이를 위한 높은 프리미엄 지출도 감수하기 시작했다. 디자이너 브랜드들은 소비자의 이런 특성에 맞는 독특한 디자인 장점을 내세운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현재 중국 디자이너 브랜드 시장 규모는 300억 위안 수준이다. 2020년까지 26.70%의 성장률이 지속돼 900억 위안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시력 교정이 주요 목표였던 중국 안경 시장도 옌즈 소비 트렌드에 맞춰 변화되고 있다. 기존보다 업그레이드 된 품질 외 패션 기능이 추가된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개성화, 브랜드화 특징이 뚜렷해졌다. 

이와 관련 선글라스와 콘택트렌즈 시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중국 광학 안경 오프라인 소매시장 규모는 377억 위안으로 전년비 1.34% 증가했다. 반면 콘택트렌즈와 선글라스는 각각 6%, 3%로 광학 안경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선글라스는 뜨거운 태양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동시에 일반 안경보다 세련된 디자인을 갖춰 패션 액세서리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았다.

콘택트렌즈는 그간 안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으로 ‘안경 대체품’으로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눈동자를 더 크게 보이게 하고, 다양한 색을 표현하는 ‘미용 렌즈’로 불리며 옌즈 소비 시장 수요에 부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