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이야기] SUV 열풍, 5년은 간다...'지프' 노리는 창청자동차

2017-10-07 07:00
중국 국산 SUV 돌풍, 가파른 성장세....지난해 판매량 16% 증가
성장률 둔화 조짐 감지됐지만...전문가 "상승세 5년은 간다"
중국 SUV 최강자 창청, 당분간 성장세 지속할 수 있다는 의미로 주목

[창청자동차 인기모델 H6]


중국에서 토종 브랜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높은 인기를 유지하며 자동차 시장 전체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은 분위기다. 하지만 최근 성장률 둔화 조짐이 감지되면서 SUV의 가파른 상승곡선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에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경제·금융 전문매체인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는 최근 업계 전문가들의 발언을 종합해 적어도 5년은 상승 그래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가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 SUV 판매량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16% 늘어난 450만대였다. 이는 승용차 시장 전체의 44%에 육박한다. 반면 세단 판매량은 동기대비 1.3% 감소해 최근 중국 자동차 시장의 대세는 SUV임을 확실히 보여줬다. 대부분은 중국 국산차로 국산 SUV의 시대가 열린 듯한 분위기다.

시장 전문가들은 SUV 상승세 지속의 이유로 우선 SUV의 넉넉한 내부공간, 안전성, 다양한 기능 등 기본 특성이 중국 소비자의 입맛에 부합한다는 점을 들었다. 중국 소비자의 주머니가 두둑해지면서 7만~12만 위안대 차량에 대한 상당한 규모의 기본 수요층이 형성됐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중국 국산 SUV는 가성비가 뛰어나 경쟁에서도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흐름이 최소한 5년은 계속된다는 것이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SUV 최대 비중이 63%에 육박하는 것과 비교해 중국 내 SUV 비중은 아직 50%에도 못 미친다. 이는 성장 잠재력이 상당함을 보여주는 근거라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중국 SUV 열풍을 주도하고 앞으로도 상승세를 이어갈 대표 기업은 어디일까. 바로 중국 SUV 최강자 창청(長城)자동차다.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는 창청의 하푸(哈弗)H6로 총 58만683대로 전년 동기대비 55.6%가 늘었다. 창청의 하푸 H2도 19만6926대가 판매되며 SUV 판매량 8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가 투싼 17만6687대를 팔아 간신히 11위에 랭크된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창청자동차의 SUV 총 판매량은 92만9199대로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이는 2위 창안자동차의 52만9054대를 크게 웃도는 압도적인 수치로 그 뒤를 이은 둥펑(東風)닛산과 상하이GM 판매량을 합친 것보다도 많았다.

창청자동차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자동차 보급률이 늘고 고속도로 등 각종 교통 인프라 확충에 따라 자가운전을 통한 여행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를 인지하고 발 빠르게 SUV 개발과 시장 공략에 주력한 때문이다. 기술 면에서 앞서는 해외 브랜드를 이기기 위해 저렴하지만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능, 세련된 디자인을 갖춘 모델을 선보인 것도 시장 공략에 힘을 실었다.

1984년 허베이(河北)성 바오딩(保定)시 창청공업공사로 시작한 창청자동차는 중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제조업체로 SUV와 픽업트럭 일인자다. 2003년 홍콩거래소, 2011년 상하이거래소에 상장했으며 지난해 기준 총자산은 921억4600만 위안이다. 총 40여개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연간 자동차 생산규모는 약 100만대에 달한다.

지속가능한 성장동력 찾기에도 공을 들이는 추세다. 고급형, 대형 SUV 개발은 물론 자동차업계의 미래로 지목된 친환경 전기차, 스마트카 등 연구•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인 미국 피아트 크라이슬러(FCA)의 '지프(JeeP)' 인수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소식도 나왔다. 지프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연간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한 SUV 브랜드로 2018년에는 200만대 달성도 무난하리라 예상된다. 세계적인 지명도와 영향력을 갖춘 브랜드로 이번 인수가 성공하면 창청이 중국 대륙을 넘어 세계로 뻗어가는 데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