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하한담冬夏閑談, 원주용칼럼] 과욕(過慾)과 과욕(寡慾)
2017-09-20 20:00
[동하한담 冬夏閑談]
원주용 성균관대 초빙교수
과욕(過慾)과 과욕(寡慾)
‘과욕(過慾)’은 ‘지나친 욕심’을 뜻하고, ‘과욕(寡慾)’은 ‘욕심을 줄임’이라는 뜻이다. 소리는 같으나 뜻이 다른 동음이의어(同音異議語)이다.
그런데 과욕(寡慾)하지 않고 과욕(過慾)을 하면 문제가 생긴다. 역사적으로 과욕(過慾)으로 인한 화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중국 천하를 통일한 진시황(秦始皇)은 불로장생(不老長生)을 위해 수은이 들어간 선약(仙藥)을 먹다가 중독되어 50세에 삶을 마감했으며, 숙종(肅宗)의 빈(嬪)이며 경종(景宗)의 생모인 희빈(禧嬪) 장씨(張氏)는 역관의 딸에서 출세하여 왕비로 책봉되었다가 거처인 취선당(就善堂)에 신당(神堂)을 차려놓고 인현왕후를 저주하다 사사(賜死)되었다. 근대에는 1957년 중국의 마오쩌둥은 당시 산업 강국인 영국을 따라잡겠다고 선언하고 1962년까지 ‘철강, 농작물 생산량 증대’라는 목표를 세우고 수억명을 동원했지만 강제 노역에 시달리던 인민 4500만여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폭스바겐은 전 세계적으로 1100만대가량의 디젤차량이 배기가스 정보를 조작했을 가능성을 인정했는데, 이 소프트웨어를 장착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배출검사를 통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연비 개선 효과까지 얻을 수 있어 광범위하게 눈속임 장치를 장착했다가 78년 역사의 자동차 제국을 붕괴위기로 내몰고 있다.
그러니 공자(孔子)가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過猶不及)”라 언급했던 것처럼, 과욕(過慾)을 줄이고 과욕(寡慾)할 수 있다면, 현재 발생하는 천인공노(天人共怒)할 사건은 대폭 줄어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