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산은, 대우건설 연내 매각 어려울 듯
2017-09-17 11:15
주가 6000원대 후반 선까지 하락...대우건설 매각 강행시 1조3천억대 손실
산업은행의 대우건설 연내 매각 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산업은행 수장 교체라는 변수가 등장한 데다, 대우건설의 주가도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달 7일 퇴임한 이동걸 전 회장의 후임으로 11일 동명의 이동걸 신임회장을 새 수장으로 맞이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신임회장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한국금융연구원장, 동국대학교 경영대학 초빙교수 등을 역임한 경제·금융 분야의 전문가다. 이 신임회장에 대해 업계는 경제 분야의 거시적 안목과 정책기획 능력을 두루 갖춘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
대우건설의 매각 공고는 이달 말이나 내달 초 정도에 이뤄질 예정이다. 매각 대상은 산은이 PEF(사모투자펀드) 'KDB밸류제6호'를 통해 확보한 대우건설 지분 50.75%지만, PEF 만기가 내달 돌아와 시간이 매우 부족하다.
이렇게 촉박한 상황에도 불구 산은은 지난달 '재무통'인 송문선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수장에 앉히고, 대대적 조직개편에 돌입하는 등 매각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에 박차를 가해왔다.
대우건설의 주가(종가 기준)는 지난 15일 6890원으로 7000원을 밑돈다. 문제는 최근 주가 흐름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대우건설 주가는 지난달 초만 하더라도 8000원대 초반 선에 달했으나 이후 내리막을 타 7000원대를 기록했고, 이동걸 신임회장 취임일인 이달 11일 이후로는 계속 6000원대 후반 선에 머물러 있다. 이대로라면 매각에 성공한다 해도 1조3000억원 이상의 손실이 불가피하다.
무엇보다 금융권에서 원칙론자로 유명한 이동걸 신임회장이 대규모 손실을 감안한 무리한 매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현재 대우건설의 임원 중심 구조조정 작업도 사실상 정지단계에 진입한 상태다.
이에 대해 산은 관계자는 "아직까지 내부적으로 대우건설 매각에 대한 별다른 지침이 내려오지는 않았다"며 "일단은 예정대로 PEF 만기 전 대우건설을 매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의 연내 매각을 천명했던 이동걸 전 회장이 퇴임하면서 산업은행의 매각 전략에도 대대적인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며 "매각 공고에서 PEF 만기까지가 1개월 남짓이다. 상식적으로 이 기간 안에 모든 매각 절차를 밟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해외 기업이 대우건설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소식이 종종 들리지만 결정적인 제안서를 제출한 곳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안다"며 "차라리 PEF 만기를 연장하고 기업가치를 향상시키는 데 집중해 원점부터 인수 대상자를 차근차근 물색하는 것을 고려해봐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