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한한령 시대①] 임대근 ACCI 대표 “한한령, 현재진행형…변수 아닌 상수로 봐야”
2017-09-14 14:30
아주차이나·ACCI·숙명여대 중어중문학부 공동기획
“앞으로 한한령(限韓令·한류 콘텐츠 금지령)으로 대표되는 중국 시장 규제를 변수(變數)가 아니라 상수(常數)로 봐야합니다. 한한령은 현재진행형이고, 당분간 계속된다는 의미입니다.”
임대근 (사)아시아문화콘텐츠연구소 대표(한국외대 교수)는 자신의 연구소와 아주차이나, 숙명여대 중어중문학부 공동기획으로 지난 11일 숙명여대 명신관에서 진행된 시리즈 강좌에서 “이제 우리의 선택만이 남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임 대표는 “중국이 안보 문제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를 구실로 한류 콘텐츠를 제한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안보 문제를 대중문화와 연결 짓는 것은 자국 대중문화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하나의 구실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탑-다운 방식의 교류가 주를 이루면서 2002년 동북공정 사건 이전까지는 이렇다 할 큰 이슈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한국 국민들은 동북공정 사건으로 한국 역사 왜곡, 말살에 대한 우려감이 고조됐다”면서 “결국 유야무야 수면 아래로 들어갔는데 사드 문제는 전혀 다른 차원의 이슈”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한국의 도움 없이 자력으로 문화적 힘을 가졌다고 판단했을 때 한한령은 풀릴 수 있다”면서 “그런데 그때 가서 해소돼 봐야 우리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꼬집었다.
임 대표는 “한한령은 중국 문화의 자생력을 시험하는 일종의 리트머스 시험지라고 볼 수 있다”면서 “한류를 대신할 대체재를 찾는 과정이라고 해석된다”고 전했다.
임 대표가 말하는 중국의 대체재는 가깝게는 일본영화가 되고 있지만, 점차 자국 문화콘텐츠로 무게추가 기울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은 다음달 국경절(10월 1일) 연휴를 앞두고 새로운 애국주의 영화를 선보인다. 오는 30일에 개봉하는 ‘스카이헌터(空天獵)’는 지난 7월에 개봉돼 최고 흥행기록을 세운 ‘잔랑(戰狼)2’와 맥을 같이하는 영화다.
특히 올해 건군 90주년과 내달로 예정된 19차 당대회를 앞두고 이러한 기조가 강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잔랑2’가 아프리카 반군에 포로로 잡힌 난민들과 중국인들을 구출하는 ‘중국판 람보’였다면 ‘스카이헌터’는 중앙아시아의 한 국가에서 발생한 테러와 싸우는 중국 인민해방군을 다룬 이른바 ‘중국판 탑건’이다.
민간영화사가 제작한 참여한 ‘잔랑2’와 달리 ‘스카이헌터’는 아예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정치부 방송예술센터가 민간영화사와 손잡고 직접 제작에 뛰어들었다.
그는 “한류의 급속한 확산은 1990년대 중반, 중국 당국이 일본 대중문화를 제한하는 ‘한일령(限日令)’의 틈새를 파고든 측면도 있다”면서 “한한령이 내려지자, 다시 일본이 그 빈자리를 차지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은 지난해 12월 2일 중국 내 6만7800여개의 상영관에서 개봉해 1조원에 육박하는 수입을 거뒀다.
11편의 일본영화가 작년 한 해 동안 중국에서 개봉했다. 단 한 편의 영화도 개봉하지 못한 한국과 상황이 정반대로 역전된 것이다.
물론 일본과의 정치·외교 관계에 따라 상황은 또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사드 이전으로 완벽하게 돌아가기는 어렵다는 게 임 대표의 생각이다. ‘포스트 한한령’에 대한 준비가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임 대표는 “개인적으로 한한령의 기저에는 중국이 한국인의 정서적 문제 건드려 민심을 동요시키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본다”면서 “이로 인해 중국은 한국에서 사드 배치 철수에 대한 여론이 형성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사드 배치가 완료로 일말의 희망이 사라진 가운데 최악의 경우, 다시 한·중 관계가 좋아질 때까지 중국을 버려야 될 수도 있다”면서 ‘제3국 진출론’을 제안했다.
이어 “동남아시아 중 인도네시아에 새로운 문화콘텐츠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미주와 유럽은 정서적으로나 시스템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중남미까지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 내륙의 3·4선 도시 및 지방 거점 도시를 공략하거나, 대만·홍콩 등 범중화권을 통한 우회 전략도 방법 중 하나”라고 역설했다.
임 대표는 “영화나 TV드라마, 콘서트, 공연, 게임 등 각종 영역에서 한·중 합작은 양국에서 모두 성공한 사례는 없다”면서 “10년 동안 실패를 거듭한 끝에 서로 간의 차이는 느끼고 이제야 한쪽만 노려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제 유교 문화를 바탕으로 한 한·중 양국의 문화적인 동질성을 강조하는 시대는 갔다”면서 “양국이 처해진 현실에 대한 냉정한 판단과 비즈니스적인 마인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임대근 (사)아시아문화콘텐츠연구소 대표(한국외대 교수)는 자신의 연구소와 아주차이나, 숙명여대 중어중문학부 공동기획으로 지난 11일 숙명여대 명신관에서 진행된 시리즈 강좌에서 “이제 우리의 선택만이 남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임 대표는 “중국이 안보 문제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를 구실로 한류 콘텐츠를 제한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안보 문제를 대중문화와 연결 짓는 것은 자국 대중문화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하나의 구실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탑-다운 방식의 교류가 주를 이루면서 2002년 동북공정 사건 이전까지는 이렇다 할 큰 이슈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한국 국민들은 동북공정 사건으로 한국 역사 왜곡, 말살에 대한 우려감이 고조됐다”면서 “결국 유야무야 수면 아래로 들어갔는데 사드 문제는 전혀 다른 차원의 이슈”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한국의 도움 없이 자력으로 문화적 힘을 가졌다고 판단했을 때 한한령은 풀릴 수 있다”면서 “그런데 그때 가서 해소돼 봐야 우리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꼬집었다.
임 대표는 “한한령은 중국 문화의 자생력을 시험하는 일종의 리트머스 시험지라고 볼 수 있다”면서 “한류를 대신할 대체재를 찾는 과정이라고 해석된다”고 전했다.
임 대표가 말하는 중국의 대체재는 가깝게는 일본영화가 되고 있지만, 점차 자국 문화콘텐츠로 무게추가 기울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은 다음달 국경절(10월 1일) 연휴를 앞두고 새로운 애국주의 영화를 선보인다. 오는 30일에 개봉하는 ‘스카이헌터(空天獵)’는 지난 7월에 개봉돼 최고 흥행기록을 세운 ‘잔랑(戰狼)2’와 맥을 같이하는 영화다.
특히 올해 건군 90주년과 내달로 예정된 19차 당대회를 앞두고 이러한 기조가 강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잔랑2’가 아프리카 반군에 포로로 잡힌 난민들과 중국인들을 구출하는 ‘중국판 람보’였다면 ‘스카이헌터’는 중앙아시아의 한 국가에서 발생한 테러와 싸우는 중국 인민해방군을 다룬 이른바 ‘중국판 탑건’이다.
민간영화사가 제작한 참여한 ‘잔랑2’와 달리 ‘스카이헌터’는 아예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정치부 방송예술센터가 민간영화사와 손잡고 직접 제작에 뛰어들었다.
그는 “한류의 급속한 확산은 1990년대 중반, 중국 당국이 일본 대중문화를 제한하는 ‘한일령(限日令)’의 틈새를 파고든 측면도 있다”면서 “한한령이 내려지자, 다시 일본이 그 빈자리를 차지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은 지난해 12월 2일 중국 내 6만7800여개의 상영관에서 개봉해 1조원에 육박하는 수입을 거뒀다.
11편의 일본영화가 작년 한 해 동안 중국에서 개봉했다. 단 한 편의 영화도 개봉하지 못한 한국과 상황이 정반대로 역전된 것이다.
물론 일본과의 정치·외교 관계에 따라 상황은 또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사드 이전으로 완벽하게 돌아가기는 어렵다는 게 임 대표의 생각이다. ‘포스트 한한령’에 대한 준비가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임 대표는 “개인적으로 한한령의 기저에는 중국이 한국인의 정서적 문제 건드려 민심을 동요시키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본다”면서 “이로 인해 중국은 한국에서 사드 배치 철수에 대한 여론이 형성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사드 배치가 완료로 일말의 희망이 사라진 가운데 최악의 경우, 다시 한·중 관계가 좋아질 때까지 중국을 버려야 될 수도 있다”면서 ‘제3국 진출론’을 제안했다.
이어 “동남아시아 중 인도네시아에 새로운 문화콘텐츠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미주와 유럽은 정서적으로나 시스템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중남미까지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 내륙의 3·4선 도시 및 지방 거점 도시를 공략하거나, 대만·홍콩 등 범중화권을 통한 우회 전략도 방법 중 하나”라고 역설했다.
임 대표는 “영화나 TV드라마, 콘서트, 공연, 게임 등 각종 영역에서 한·중 합작은 양국에서 모두 성공한 사례는 없다”면서 “10년 동안 실패를 거듭한 끝에 서로 간의 차이는 느끼고 이제야 한쪽만 노려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제 유교 문화를 바탕으로 한 한·중 양국의 문화적인 동질성을 강조하는 시대는 갔다”면서 “양국이 처해진 현실에 대한 냉정한 판단과 비즈니스적인 마인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