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순칼럼]​중국의 효율적인 한반도 딜레마 해법

2017-09-13 13:57

[사진=연합뉴스]


북한의 제6차 핵실험과 한국의 ‘임시적’인 사드 시스템 배치에 대한 중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반도의 남과 북에서 상호 대립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두 가지 현실은 모두 중국의 입장에서 보자면 심각하게 중국의 국가이익을 침해하고 있다. 중국은 어떻게 해야 두 가지 딜레마를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중국은 북핵문제에 대해 현실적인 국가이익을 고민해야 할 시점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경제성장에 주력하기 위하여 노력했다. 그 결과 현재는 G2의 반열에 올라 일본을 제치고 미국과 동아시아의 패권에 대해 논할 수 있는 위치에 이르렀다. 중국은 최근 몇 년 동안 ‘일대일로’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와 같은 ‘글로벌 전략’을 선보였고, 최소한 초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그러나 중국은 아직도 대외전략에 있어서 주도적인 위치에 익숙하지 못하고, 과거의 피동적인 대외전략에 머물러 있다. G2로 성장한 중국은 자신이 이미 잠재적으로 가지게 된 글로벌 파워를 스스로 과소평가하는 것이 아닐까?

필자의 이러한 평가는 북핵문제에 대한 중국의 기본 입장과 고민에 근거한다. 중국은 기본적으로 북핵문제에 대한 중국의 기본입장을 수정해야 한다. 중국은 다음의 몇 가지 문제에 대해 현실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첫째,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에 대해 중국은 다음과 같은 현실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 중국이 국제사회에 강조하고 있는 것처럼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제한적일까? 아니면 제한적인 대북 제재로 잠재적인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것일까? 이러한 방어적이고 피동적인 전략이 중국의 국가이익에 유리할까?

둘째, ‘북핵문제의 본질’에 대해 중국은 고민해야 한다. 중국이 주장하는 것처럼 북핵문제는 정말 북한과 미국의 양자관계의 문제일까? 북한의 핵 보유로 인하여 동북아 핵 도미노 현상이 현실화되어도 이 문제는 북한과 미국의 양자관계만의 문제일까?

셋째,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대한 유효성과 효율성’을 중국은 고민해야 한다. 중국이 빠진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실효성을 발휘할 수 있을까? 북핵문제 해결의 핵심 열쇠는 미국과 북한에 있는 것이 아니라, 미국과 중국의 ‘빅딜’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닐까?

따라서 중국은 필자가 위에서 제시한 세 가지 현실적인 고민을 통해, 한반도에 있어서의 중국의 종합이익이 무엇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즉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에 있어서 중국의 현실적인 안보·정치·외교·경제영역과 지정학적·지경학적인 중국의 종합적인 국가이익이 무엇인지를 설정해야 한다.

◆북핵문제에 대한 반복되는 중국의 모순된 딜레마

중국은 해결할 수 없는 비현실적인 성명으로 현실적인 문제를 진단하는 비현실성에서 탈피해야 한다. 중국은 북한이 안보리 결의를 심각하게 위반하였으므로 이에 대한 제재 조치에 찬성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실천적 제재에 있어서, 중국은 국제사회의 과도한 북한 제재에 반사적으로 반대한다.

평화적인 방식으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생하는 것을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중국은 강조한다. 과도한 제재나 전쟁으로 인해 지정학적 완충지대인 북한이 붕괴할 경우, 이는 수백만 북한 난민의 중국 유입과 북·중 접경지역의 혼란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는다고 중국은 우려한다.

필자는 중국이 북한의 붕괴로 인한 손실을 우려하지만, 북핵문제에 대해 중국도 현실적인 인식을 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그런데 문제는 북핵 딜레마에 대한 중국의 인식은 결국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첫째, 중국도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둘째, ‘대북 제재’만으로는 북핵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셋째, ‘대화’만으로도 북핵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도 인정한다. 넷째, 그렇다고 ‘제재’와 ‘대화’의 반복으로 북핵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인식한다. 다섯째, 어쨌든 북한은 결국 핵보유 목표를 완성할 것으로 중국도 예측한다.

결국, 중국은 다시 강력한 대북 제재를 고민하지만, 북한의 붕괴 후유증을 고민하고, 제재와 대화를 저울질하며, 반복되는 모순 속에서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어떤 출구를 찾아야 할까?

◆중국은 ‘중미 빅딜’과 ‘능동적’인 글로벌 전략으로 한반도 딜레마를 해결해야

그렇다면 중국은 이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해결 방법을 모색하고 추진해야 하지 않겠는가? 첫째, 중국은 아직도 남아있는 ‘냉전적 사고’에서 탈피해야 한다. 모든 문제를 ‘중미간의 문제’나 미국의 음모로 단정하는 피동적 사고에서 탈피해야 한다. 오늘날 중국의 발전은 소련에 공동으로 대응했던 미·중간의 긴밀했던 정치·경제적 협력에 기반하며, 미·중간의 성공적인 협력으로 냉전 종식과 소련이 해체되었다. 중국이 소련을 대신해서 미국에 대립할 필요가 있을까?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둘째, 중국은 자국의 지속적인 발전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과 협력해야 한다. 중국은 미국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오히려 계속해서 중미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해야 한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려는 심리는 중국이 소련을 대신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오히려 러시아가 냉전시대의 중국을 대신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중국은 아직도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셋째, 중국의 국가이익을 위해, 중국은 미국과의 빅딜을 추진해야 한다. 즉 미국으로부터 중국의 국가이익을 보장받기 위해, 중국은 ‘중미 빅딜’을 통해 사드 문제를 포함하여 중국이 우려하는 바를 미국으로부터 보장받아야 한다. 중국이 미국을 두려워할 필요가 있을까? 지금은 미국이 중국의 성장을 두려워한다는 점을 이용해야 한다.

넷째,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위해, 중국은 피동적인 대외전략을 수정하고 능동적인 대안으로 주도해야 한다. 동북아 평화를 위해 중국이 처음 제시했던 ‘6자회담’의 실패는 중국이 피동적 역할에 머무르고 ‘북핵문제’를 미국과 북한의 양자관계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대국이 되기 위해서, 중국은 동북아 평화기제를 주도하면서 글로벌 전략의 수립과 이행을 선행 학습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초심으로 돌아가 대국의 배포를 보여야

인류 역사상 혁신적인 발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개방’과 이를 추진하기 위한 ‘도광양회(韬光养晦)’ 전략의 충실한 수행으로 중국은 이제 G2의 반열에 당당히 올랐다. 오랫동안 절치부심하며 그토록 원했던 숙적 일본을 제치고 동아시아를 넘어 세계에서 G2로 당당히 일어선 중국은 이제 글로벌 파워를 꿈꾸고 있다. 그런데 중국은 지금 대국일까?

‘일대일로’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성공으로 중국은 이제 글로벌 파워를 키울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 그러나 중국이 그토록 해 보고 싶었던 이른바 ‘소프트 파워’의 실험이 현재까지 비교적 성공적이라는 평가에 만족해서는 ‘일대일로’의 완성을 이룰 수 없다.

실질적인 글로벌 파워를 키우기 위해서는 ‘안보영역’에 있어서의 ‘글로벌 리더쉽’을 보여야 한다. 이를 위해 중국은 ‘정경분리’의 기본 원칙과 ‘안보영역’에서의 새로운 글로벌 평화기제를 제시해야 하며, 이를 주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중국은 중국 내부에서 오랫동안 회자되는 한가지 질문에 대해 지금부터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오랜 숙제에 대한 해법을 찾았을 때 비로소 중국이 바라는 ‘일대일로’의 글로벌화를 포함한 진정한 글로벌 대국이 되는 지름길을 중국은 발견할 수 있다. “중국은 왜 주변에 친구가 없을까?”

필자 : 김상순 동아시아평화연구원 원장, 중국차하얼학회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