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하한담(冬夏閑談), 남현희칼럼] 유능한 리더, 무능한 리더
2017-09-13 20:00
동하한담(冬夏閑談)
남현희 전통문화연구회 번역실장
유능한 리더, 무능한 리더
요새 말로 하자면, 군자는 유능한 리더요, 소인은 무능한 리더라 할 수 있겠다. 리더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다른 무엇보다 인재를 그릇에 맞게 잘 활용하여 그들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그래서 유능한 리더는 사람을 쓸 때, 개개인의 재주와 능력을 잘 파악하고 그것에 따라 적재적소에 배치할 줄을 안다.
소인, 곧 무능한 리더는 반대이다. 사람의 능력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하는 데다 적재적소에 쓸 줄도 몰라, 모든 것을 다 갖춘 완벽한 인재만을 구하려 든다.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가. 설사 그런 인재를 구한다 해도 그 인재를 잘 활용하거나 포용하지도 못한다. 때로는 질투하고 시기하기까지 한다. 때로는 모욕적인 언행으로 기만하면서 권위적으로 군림하려 들기도 한다.
사람은 모든 분야에 완벽하고 능통할 수는 없다. <순자(荀子)>에 “날다람쥐는 다섯 가지 재능을 지녔어도 쓸모가 없다”고 했다. 허공을 날지만 지붕 위까지 오르지도 못하고, 나무를 타지만 나무 꼭대기까지 오르지도 못하고, 헤엄을 치지만 계곡을 건너지도 못하고, 구멍을 뚫지만 그 구멍 속에 자기 몸을 가리지도 못하고, 달리지만 사람보다 앞서지도 못하는 것이다. 허공도 날고 나무도 타고 헤엄도 치고 구멍도 뚫고 달리기도 하여, 이것저것 재주는 많지만 정작 쓸 만한 재주는 하나도 없는 셈이다. 다재다능한 스펙만 추구하다 보면 저 날다람쥐처럼 되기 십상이다.
미숙하면 미숙한 대로, 능숙하면 능숙한 대로, 자기가 현재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의 장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것을 극대화시키도록 유도할 줄 알아야 한다. 유능한 리더는 바로 그런 사람이다.
중국 한(漢)나라 개국의 1등공신 한신(韓信)은 빨래하던 아낙에게 밥을 얻어먹던 그야말로 흙수저 출신이었다. 제대로 된 스펙이란 것도 있을 턱이 없었다. 하지만 항우(項羽) 휘하의 한신과 유방(劉邦) 휘하의 한신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사람을 알아보는 리더의 안목이 그만큼 달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