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러 3각협력, 북핵·한반도 문제 해결"
2017-09-06 17:56
한·러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남·북·러 3각 '메가 프로젝트' 추진 합의…"극동개발로 北참여 끌어낼 것"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6일 남·북·러 3각 협력을 통해 북핵을 비롯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해 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이를 위해 양국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한-유라시아경제연합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해 공동실무작업단을 설치해 협의키로 했으며, 20억 달러 규모의 투자협력 플랫폼을 신설하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오후 1시 35분부터 1시간 15분간 단독 정상회담을 갖고 한‧러 관계를 진정한 의미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양국 정상은 수교 30주년을 맞는 2020년까지 한‧러 간에 교역액을 300억 달러로, 인적교류는 연 100만명 이상으로 늘리기 위해 경제교류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북핵 문제와 관련, "한·러 정상은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 6차 핵실험을 강력히 규탄하며 한반도와 극동의 무한한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해 북한 핵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북한 6자 핵실험과 관련해 러시아가 제안한, 근본적 변화를 위한 로드맵을 북한이 진지하게 검토하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북한이 도발을 멈춰야 한다"며 "북한의 도발을 멈출 수 있는 지도자가 푸틴 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 주석인 만큼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멈추도록 두 지도자가 강력한 역할을 해 달라" 고 요청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원유 공급 중단이 북한의 병원 등 민간에 대한 피해를 입힐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면서 사실상 거부 의사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북핵 문제에 대해 "한반도 사태는 제재와 압력만으로는 안 된다"면서 "감정에 휩싸여 북한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면 안 되고 냉정하게 긴장 고조 조치를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정치외교적 해법 없이는 현재 상황을 해결하기 어렵다"며 "구체적인 구상은 러시아와 중국이 만든 북핵 해법 로드맵에 담겨 있다. 이것인 현실적·단계적 해법이니 당사국들이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양국은 한‧러 경제공동위원회를 열고 한·유라시아 FTA 추진을 위한 한‧러 공동작업반 구성에 합의하고, 올해 10월 개최 예정인 EEC 5개국 총리회담에서 러시아 측이 한·유라시아 FTA를 적극 지지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공동위는 또 가스관과 전력망, 한반도종단철도(TKR)‧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결 등 남‧북‧러 3각 협력 사업에 대한 협의 채널 재개 및 공동연구 수행 등을 진행키로 합의했다.
극동지역 인프라 사업 등에 우리 기업 지원을 위해 3년 간 20억 달러 규모의 극동 금융 이니셔티브를 신설키로 했으며, 한국 전력과 러시아 로시티 간 아시아 슈퍼그리드의 일부가 될 수 있는 한‧러 전력망 사업에 대해 사전 공동연구를 실시키로 합의했다.
이와 함께 극동지역 주 정부와 한국의 지자체 간 협력 증진을 강화하기 위해 2018년 한‧러 지방협력포럼을 처음으로 개최키로 합의했다.
한국 기업들의 극동 진출 지원을 목표로 블라디보스토크에 ‘한국투자기업지원센터’를 설립하기로 하는 한편, 러시아 부총리가 직접 한국기업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해소방안을 모색하는 ‘한국투자자의 날’ 행사도 정례적으로 개최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양국 정부는 4개 양해각서(MOU)와 1개 협정 개정안에 서명했다.
한·러 정부가 새로 체결한 MOU는 ▲이노프롬-2018 파트너국 참여 관련 MOU ▲한국투자기업지원센터 구축 관련 MOU ▲동방경제포럼 행사 주관 관련 협력 MOU ▲극동 금융 협력 MOU 등이다.
또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 장관은 '직화 비화통신 시스템 구축 관련 개정 협정'에 서명했다.
문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가 끝나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블라디보스토크 극동거리에 있는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관을 둘러봤다.
애초 평창동계올림픽 홍보관 방문은 계획에 없는 일정이었으나, 문 대통령의 러시아 도착 이후 푸틴 대통령이 제안해 성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