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보단 미래" KAI 주식 늘리는 外人

2017-08-28 17:04

방산비리와 분식회계 의혹에 휘말린 한국항공우주(KAI) 주식을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미국 최대 자산운용사도 여기에 동참했다. 주가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이유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AI 주가는 한때 고점(12개월) 대비 반토막인 3만원선까지 떨어졌다가 16일부터 4만원대로 올라섰다.

일등공신은 외국인이다. 16일부터 25일까지 외국인은 KAI 주식을 55만5000주 순매수했다. 기관도 30만1000주를 사들이며 주가 상승을 도왔다. 같은 기간 개인만 85만1000주를 팔아치웠다.

미 최대 운용사인 블랙록자산운용도 KAI 주식을 대거 사들여 관심을 모았다. 블랙록은 5월 15일부터 이달 22일 사이 KAI 주식을 145만6064주 장내매수했다. 블랙록은 "주식 취득은 경영 참여가 아닌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임원들도 주가 부양을 위해 애쓰는 모습이다. 지난 18일 장성섭 KAI 사장 직무대행(부사장)은 회사 주식 2270주를 매입했다. 류광수 상무와 문석주 상무도 각각 931주와 520주를 사들였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에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증권사 시각도 천차만별이다.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유안타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은 KAI의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다.

반면 긍정적인 의견도 있다.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KAI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지만,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김 연구원은 "인식 시점의 차이에 대해 국제회계기준 상 논란의 여지가 있겠지만, 큰 틀에서 용인될 수 있는 부분"이라며 "국내 항공산업에서 독보적인 시장 지위에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