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네이버 전 의장이 보유한 네이버 지분 중 11만주를 매각하려다 실패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총수 없는 대기업' 이슈를 생각했을 때, 이를 고려한 결정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장 종료 직후 이 전 의장이 보유한 네이버 지분 중 0.3%인 11만주를 기관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수요예측에 돌입했다. 블록딜은 지분을 대거 거래할 시 시장에 흔들리지 않도록 장 마감 후 할인을 해 지분을 넘기는 방법을 말한다. 하지만 할인율을 정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 블록딜에 실패하며 매각 시도는 일단 불발에 그쳤다.

이에 업계서는 최근 이 전 의장이 공정거래위원회에 네이버를 '총수 없는 대기업'으로 지정해 달라고 요청한 것과 맞물린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4일 이 전 의장은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 정연아 법무담당이사와 함께 공정위를 직접 방문해 김상조 공정위원장과 신동권 사무처장, 남동일 기업집단과장 등과 면담하며, 내달 공시 대상 기업 결정에서 동일인(총수)를 개인(이해진)이 아닌 네이버 법인으로 지정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로부터 일주일 후인 이날 그가 보유한 네이버 지분 4.64% 중 일부를 매각 시도하면서, '총수 없는 대기업' 지정을 위한 의지를 보이기 위한 메시지라는 해석이 등장한 것.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 전 의장의 지분매각이 라인(LINE) 스톡옵션을 사기 위한 재원 마련으로 보고 있다. 만약 성공했을 경우 이 전 의장은 8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얻을 수 있었다.

이에 네이버 관계자는 "이 전 의장의 지분 매각이 개인적인 결정이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