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영 과기본부장 "황우석 사태 책임 반성...일로 보답해 나갈 것"
2017-08-10 16:47
"황우석 사건 당시에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습니다. 일할 기회를 주신다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박기영 신임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자신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과거 황우석 논문조작 사태에 연루돼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드러낸 것.
박 본부장은 10일 오후 서울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과학기술계 원로 및 기관장과의 정책간담회 모두발언에서 "과거의 잘못은 반성하나 국가 과학기술 미래를 위해 일로서 보답하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박 본부장은 지난 2005~2006년 황우석 논문조작 사태 당시 논문 내용에 기여한 바 없이 공저자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또 전공과 관계가 없는 과제 2건으로 황 전 교수로부터 연구비 2억5000만원을 지원받았음에 불구하고, 처벌·징계·공개 사과 없이 순천대에 복귀해 빈축을 산 바 있다.
박 본부장은 "황우석 사건 당시에도 제대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고 싶었으나 기회를 만들지 못하여 지난 11년 간 너무 답답했고 마음의 짐으로 안고 있었다"면서 "특히 황우석 박사의 사이언스지 논문에 공동저자로 들어간 것은 제가 신중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생각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박 본부장은 향후 과학기술혁신본부 중점 운영방향으로 △과학기술컨트롤타워 강화 및 혁신생태계 재구축 △R&D 투자포트폴리오 전환 및 연구자 중심으로 시스템 혁신 △국민이 참여하고 국민에게 혜택이 가는 과학기술정책 등을 꼽았다.
한편 과학기술계는 황우석 논문조작 사태의 핵심 인물 중 하나인 박 본부장이 20조에 이르는 국가 R&D 예산을 관리하는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을 맡는 것이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야당과 시민단체 등에서도 퇴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