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포인트, 현금 전환비율 너무 낮다"
2017-08-08 19:00
“가입할 땐 현금처럼 쓸 수 있다고 홍보하면서 막상 현금으로 바꾸려니까 전환 비율이 달라져요. 억울한 마음에 포인트몰(카드사 운영 쇼핑몰)에서 몇 가지 물품을 샀는데 다시는 구매하고 싶지 않은 경험이었네요. 가격이 비싼 건 물론이고 깨진 그릇이 왔는데 환불도 못 받았어요”(30대 직장인 조모씨)
카드사들이 제공하는 신용카드 포인트를 두고 소비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카드사는 고객들에게 쓰는 만큼 돌려준다는 취지로 포인트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막상 사용하고자 하면 조건이 까다롭거나 서비스 수준이 기대 이하인 곳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카드 포인트의 현금 전환 비율이 너무 낮다는 불만도 쏟아지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와 삼성카드가 이달부터 신용카드 포인트의 현금화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국내 전업계 카드사 8곳 모두 신용카드 포인트의 현금전환이 가능해졌다. 포인트 현금화 제도란 카드 사용으로 얻은 포인트를 카드대금결제, 은행 ATM출금, 가맹점 등에서 자유롭게 사용하는 것을 뜻한다.
카드 포인트는 연회비, 전월실적, 할인처 등 카드상품에 따라 적립 비율이 달라지는데 평균 0.5~1.5%내외다. 카드 포인트가 현금과 동일한 효력을 지니면서 적정 교환 비율도 이슈였다. 포인트는 카드사가 제공하는 서비스 개념이기 때문에 각 사 운영정책에 따라 결정되지만 보통 1포인트당 0.67~1원으로 환산된다.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 포인트는 회사 운영방침과 상품설계요율, 각 가맹점과의 협의 상황 등 여러 이해관계에 따라 적립비율이 달라진다”며 “카드사들이 고객에게 줄 수 있는 혜택의 총량이 같기 때문에 특별히 포인트 적립 비율이 높은 곳도, 낮은 곳도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금 전환 비율이 낮은 일부 카드사에 대해 고객들의 불만은 계속 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현대카드다.
현대카드는 이달부터 기존 신용카드 포인트인 M포인트를 현금으로 즉시 전환해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선했다. 전환비율은 1.5M 포인트당 1H코인이다.
1H코인은 1원으로 인정돼 100% 현금처럼 사용 가능하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반면 신한, KB국민, 삼성, 롯데 등 다른 카드사들은 사용액과 사용처에 따라 포인트 적립비율이 다르지만 1포인트당 1원의 가치가 있다.
현대카드 고객인 안모(30)씨는 “다른 카드사들은 10만포인트가 10만원인데 현대카드는 15만포인트를 모아야 10만원 상품권을 준다”며 “모집할 때는 포인트 적립률이 타사보다 월등하다고 광고하면서 1.5포인트당 1원으로 계산되면 포인트를 더 주는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말했다.
현금으로 바꾸지 않고 포인트를 활용할 수 있는 카드사 포인트몰에 대한 불만도 높다. 신한카드(올댓쇼핑), 현대카드(엠포인트몰), 롯데카드(올마이쇼핑), 삼성카드(삼성카드쇼핑) 등이 카드 포인트를 활용하기 위해 자체 쇼핑몰을 구축하고 있지만 주먹구구식 가격책정과 품질관리 미흡 등의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거나 시중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구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시중에서 22만원대에 판매중인 LG전자 진공청소기(모델명 K83BGY)는 카드사 쇼핑몰에서 31~33만원대에, 2만원대에 판매중인 아모레퍼시픽 에어쿠션은 3만~3만5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일산에 사는 직장인 김모(33)씨는 "카드사 운영방식이라고 한다면 할말은 없지만 포인트를 고객에게 주는 '덤'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고객 입장에서는 서비스에 아쉬움이 많아도 하소연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