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 2분기 민원건수 '10만명당 0.36명'
2017-08-07 18:21
전분기보다 20% 줄어 감소율 1위
#. 암에 걸린 아버지를 위해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 두고 병간호를 하던 홍모씨는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2달 동안 카드 대금을 납부하지 못하게 됐다. 가까스로 재취업에 성공했지만, 80여만원의 급여가 모두 카드대금으로 인출되자 마지막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NH농협은행 본사를 찾았다. 초췌한 홍씨의 얼굴을 본 카드기획부 조홍제 차장은 이미 업무처리 시간인 오후 6시가 넘었음에도 카드대환대출관리점과 홍씨의 관리점인 안양지점 등에 연락하며 고객의 입장에서 대환대출 방법을 안내했다.
NH농협은행이 최근 기계적, 기능적 서비스에서 벗어난 진정성 있는 상담으로 소비자 만족도를 크게 높이고 있다.
이같은 성과는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2011~2014년 4년 연속 민원발생 평가에서 최저 등급인 5등급을 받았지만 올 2분기에는 민원 건수가 10만명당 0.36명에 그쳐 시중은행 중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농협은행이 신용카드 겸영은행인 만큼 신용카드 민원을 제외한 은행업에 대한 민원 건수만 놓고 보면 114건에서 84건으로 26% 감소한 것이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은 99건에서 93건으로 6% 감소했으며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은 민원이 각각 1건 줄어드는 데 그쳤다. KEB하나은행은 오히려 4% 증가했다.
농협은행의 민원이 급감한 데는 고객 중심의 맞춤형 CS 교육을 적극 확대한 영향이 컸다. 실제로 민원 최다 은행으로 꼽힌 이후 민원지원반을 운영해 업무별 민원사례를 공유하고 영업점 직원들에 업무지도를 실시했다. 지난해에는 민원지원반 인력을 전국 영업본부에 배치해 민원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민원예방 5대 핵심과제로 △신속·정확한 업무처리 △친절한 고객응대 △충분한 상품설명 △성실한 약속 이행 △엄격한 정보보호 등을 선정해 민원을 집중 관리했다. 특히, 친절한 고객응대에 중점을 두고 형식적인 대응이 아닌 제도가 허용하는 선에서 진정성 있는 상담으로 만족도를 높였다.
한편, 하나은행의 민원이 늘어난 데는 외환은행과의 통합 이후 상품간 수수료 차이 등 상품 혼선으로 인한 민원 발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의 경우, 가장 많은 고객수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절대 건수가 많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민원 감축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제도 개선과 고객 서비스 질 개선에 힘을 쏟고 있는 만큼 은행권 민원 감소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