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미국 대선 기간 중 도널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와의 유착 관계를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런 미국 특별검사가 최근 워싱턴DC에서 대배심을 구성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3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특히 로이터통신은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대배심이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러시아 변호사와의 회동과 관련해 소환장을 발부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대배심은 범죄 여부를 따지기 위해 기소를 해야 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구성된다. 이들은 소환장 발부, 증인 출석, 자료제출 요구 등의 권한을 갖는다. 잠재적 피고에 대한 유무죄를 결정하지는 않는다.

워싱턴에서 대배심에 구성되어 지난해 트럼프 장남과 러시아 측의 회동을 살피기로 했다는 것은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점점 더 트럼프 대통령 가까이로 조여오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트럼프 캠프와 크램린 궁과의 내통설은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라면서 특검 수사를 가짜로 몰아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웨스트버지니아주 헌팅턴에서 열린 지지자 집회에서 이전과 마찬가지로 러시아 스캔들은 정면 부인하면서 완전히 날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뮬러 특검은 베테랑 검사와 수사관들을 확충하고 있던 만큼 대배심 구성이 워싱턴 정가를 뒤흔들 충격적인 소식은 아니지만 수사 대상을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좌관에서 트럼프 가족까지 확대하고 형사 기소로 한 걸음 더 나아갔는 데 의미가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한편 같은 날 미국 의회는 여야 할 것 없이 뮬러 특검 보호를 위해 나섰다. 상원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뮬러 특검 해고를 차단할 수 있는 법안 두 건이 잇따라 제출된 것.

폴리티코 등 외신에 따르면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의원과 민주당의 코리 부커 의원은 특검 해임권을 가진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뮬러 특검을 해임하고자 할 경우 사전에 그 이유를 상원 법사위에 보고할 것을 요구하는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어 공화당 톰 틸리스 의원과 민주당 크리스 쿤 의원 역시 뮬러 특검이 해임될 경우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