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종합] "잠시 아픈 것 뿐"…공중파 유일 공개 코미디 '개그콘서트'에 주어진 책임감

2017-08-03 00:01

'개그콘서트' 출연진들 (김대희-신봉선-안상태-강유미-장동민-박휘순-김지민-박성광) [사진=KBS 제공]


원년 멤버 김대희부터 최고의 영광의 시기를 누렸던 장동민까지. 베테랑 개그맨들이 복귀한 ‘개그콘서트’가 침체된 공개 코미디에 다시 한 번 부활의 신호탄을 쏜다.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공개홀에서는 ‘개그콘서트’ 현장공개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개그맨 김대희, 신봉선, 장동민, 강유미, 박휘순, 안상태, 박성광, 김지민 등이 참석했다.

‘개그콘서트’는 지난 5월 900회를 맞이하며 영광을 누렸다. 이어 최근에는 베테랑 개그맨들이 대거 합류하며 힘을 얻어 침체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오랜만에 ‘개그콘서트’에 복귀하는 장동민은 “900회에 무대에 서고 본격적으로 무대에 서는 건 오늘이 처음이다. 굉장히 많이 떨릴 줄 알았다. 신인이 처음 무대에 오를 때처럼 떨리지 않을까 싶었는데, 오랜만에 아드레날린이 많이 분비되는 것 같다”며 “조금 흥분되고 즐겁다. 이런 마음으로 무대에 선다면, 관객 여러분들에게도 잘 전달되지 않을까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대화가 필요해 1987’에서 김대희 씨의 아버지 역할로 나오게 된다. 제가 아버지가 돼서 김대희 씨를 많이 사랑해줄 예정”이라고 웃으며 “새 코너 마무리가 거의 다 돼서 빠르면 다음주 정도에 무대에 선보이면서 안방극장에서도 보실 수 있게끔 (코너를) 짜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어떤류의 코미디를 하고 싶냐는 질문에 장동민은 “남녀노소 모두가 편안하게 보여줄 수 있는 가족 코미디를 하고 싶다. 늘 그렇게 해왔듯이 할 예정이다. 후배들과 열심히 짜고 있으니, 온 국민들, 가족 분들이 편안하게 보실 수 있는 코미디를 짜고 있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개그맨 김대희 [사진=KBS 제공]


‘개그콘서트’는 공중파에 유일하게 남은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이다. 이에 책임감은 남달랐다. 최고참 선배인 김대희는 “공중파를 떠나서 케이블과 종편 채널을 합쳐도 공개 코미디가 두 개 밖에 안 남았다. 여기 있는 저희들 뿐 아니라 무대에 서고 있는 ‘개그콘서트’ 후배들까지 모두 배수의 진을 치고 이게 아니면 안 된다는 결연한 마음으로 임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라면서 “조만간 좋은 결과와 모습으로 보여드리고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개콘’의 부활과 더불어 타 방송사 프로그램들까지도 부활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장동민의 경우 ‘대화가 필요해 1987’를 통해 복귀한다. ‘대화가 필요해 1987’은 과거 ‘대화가 필요해’의 프리퀄 버전으로 김대희, 신봉선에 개그맨 이세진이 합류했다. 김대희는 “제 아이디어다. 프리퀄이라고 생각하고 짰다. 프리퀄 아이디어는 유민상 씨가 줬다”면서도 “유민상 씨가 줬다고 말하기에도 아까운 게, ‘대화가 필요해’의 형식을 바꿔서 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다른 버전으로 짠 게 있다. 유민상 씨가 아이디어도 주고 해서, ‘형 재밌다’고 하더라. ‘대화가 필요해 프리퀄 어때 형’ 12자를 던지고 갔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뒷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래서 신봉선 씨와 함께 (코너를) 짰다”고 밝혔다.

이에 신봉선은 “어린 친구들에 맞춰서 코너를 짜다보면 어르신 분들은 ‘뭐가 재미있느냐’고 하시기도 한다. 저의 경우 콩트를 좋아하고, 예전에 ‘대화가 필요해’를 했을 때 아버지도 꼭 부르라고 하시더라”면서 “다른 코너의 경우 어린 친구들에 맞추기도 하지만 어른 분들도 편안하게 이해하실 수 있게끔 포커스를 맞췄다”고 더했다.

강유미 역시 오랜만에 복귀했다. 강유미는 ‘돌아와윰’과 ‘봉숭아 학당’에 합류했다. 그는 “‘돌아와윰’은 저를 셀프디스 하는 프로그램이다. 파면 팔수록 어려울거라 생각했는데 앞으로 두 달 정도는 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웃었다.
 

개그맨 장동민 [사진=KBS 제공]


베테랑 개그맨들의 합류로 ‘개그콘서트’에 기대하는 바는 크다. 개그맨들 역시 이루고 싶은 목표에 대해 김지민은 “‘개그콘서트’에 복귀한다고 나서 ‘개콘’ 기사 댓글에 관심이 가게 되더라. ‘재밌어 졌다’라는 반응이 많은데, 저는 그 댓글을 보면서 우리의 목표라고 생각했다. 인식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가볍게 보시면서 인식을 바꿔 가는 게 우리가 가야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또 박성광은 “새로운 스타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신인 개그맨들이 탄생해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과거와 달라진 점에 대해 박휘순은 “호흡이 빠르고, 빨리 웃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다면, 이번에 새로 들어온 ‘대화가 필요해 1987’과 ‘봉숭아 학당’은 긴 호흡으로 가야하는 코너들이다. 온 가족이 즐겨야 하는 코너들로 배치했다”며 “‘봉숭아 학당’은 OB 식구들로 채웠다. 그러나 결국은 후배들로 바뀌는 게 바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공개 코미디에 한계가 왔다는 평가에 대해 김대희는 “1999년도에 ‘개콘’을 만들 때도 길게 봤다. 지금 공개 코미디의 생명이 다 했다고 하시지만, 저희는 아직 아니다. ‘힘을내요 슈퍼 뚱맨’이라는 코너만 봐도 CG를 상상도 못했다. CG를 활용했다”며 “하는 데 까지 해보고, 더 이상 시도할 게 없다고 느껴지면 방송국에서도 같이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포맷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박휘순은 “‘개콘’이 19년 됐다. ‘개콘’ 때문에 많이 웃었고 열정을 불태웠던 것 뿐이다. 잠깐 아픈거니까 조금만 기다려주시니까 다시 건강한 상태로 만들어놓겠다”고 설명했다. 안상태 역시 “‘개콘’을 통해 생겨났던 유행어가 있는데, 그 의미를 생각해보면 저 신인 때도 그렇고 항상 위기가 있었다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진심을 전했다.
 

개그우먼 신봉선 [사진=KBS 제공]


현재 동시간대 방송되는 SBS ‘미운우리새끼’와 대결을 펼치고 있는 ‘개그콘서트’는 시청률 면에서 다소 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신봉선은 “‘미우새’의 경우 굉장히 재미있지 않느냐. 하지만 우리는, 저희 코너만 이야기해서 너무 죄송한데 ‘대화가 필요해 1987’의 경우 이야기가 이어지지 않느냐. 여기서 놓치면 아쉽지 않을까. 지난주에 이어지는 이야기를 끌어왔으면 하는 마음과, 지금은 시청률을 아예 안 쓸 순 없다. 시청률이 오르면 출근 날에 즐겁게 가고, 낮게 나오면 김이 새기도 한다. 그러나 댓글을 보면 ‘개그콘서트가 재밌어졌다’ ‘멋지다’라는 댓글을 볼 때마다 조금씩 마음의 문이 열리는구나 싶다. 많은 분들이 말씀 하시는 위기의 한 중간일지는 모르겠지만 잘 헤쳐나가면 좋은 본보기가 되는 프로그램이 될 거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후배들과 신구 조화를 잘 이루고 있으니 기대해달라”고 덧붙였다.

박휘순 역시 “‘효리네 민박’ 성수기다. 곧 비수기 온다. ‘미운우리새끼’ 상민이 형 빨리 빚 갚았으면 좋겠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우리는 묵묵히 버티겠다”고 전했다.

또 강유미는 “이상민 씨의 궁상의 대항마가 ‘돌아와윰’이라 생각한다. 더 궁상맞은 건 이상민 씨처럼 돈을 벌어본적도 없고, 드라마 같은 코너도 있고 종합선물셋트 같은 프로그램이라 생각한다”고 어필했다. 이어 장동민은 “난세가 영웅을 만들고 시청률 저조함이 스타를 만든다 생각한다”며 “가을 정도 되면 우리 후배들 중에 정말 걸출한 스타가 배출할 거라 생각이 든다. 우리 역시 많이 조력해서 후배님들이 마음껏 끼를 뽐낼 수 있게끔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마지막으로 김대희는 “OB 멤버들이 복귀하다고 해서 시청률이 바로 오르지 않을거라고 이야기 했었다. 19년동안 ‘개콘’에 몸을 담아보니, 우여곡절도 많았는데 힘들 때 새로운 변화를 꾀하고자 했을 때 그게 바로 다음주에 시청률에 반영되지 않고 최소한 3개월이 걸리더라. 시간을 좀 달라”고 “빨리가지 않겠다. 후배들과 함께 멀리 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개그콘서트’는 매주 일요일 오후 9시 15분 KBS2를 통해 방송된다.
 

'개그콘서트' 안상태-강유미-박휘순-김지민-박성광 [사진=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