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동반자 금융으로 일자리 창출…적정 이익시현 노력"

2017-08-01 19:00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이 1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창립 56주년을 맞이한 소회와 함께 '동반자 금융'을 바탕으로 중소기업 금융 최강자 자리를 지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 해외 진출, 인터넷전문은행에의 대응 등 영업 전략과 적정 이익 실현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했다.[사진=IBK기업은행]


"잘하는 것을 더 잘하자."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이 새로운 비전으로 '동반자 금융'을 선포했다. 중소기업의 모든 성장 단계마다 함께하며 '중소기업 금융'의 최강자 자리를 더욱 확고히 하자는 것이다.

김 행장은 1일 서울 을지로본점에서 열린 창립 56주년 기념식에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비결은 작게 시작하고, 꾸준히 시도하는 것"이라며 "주인의식을 갖고 세심하게 현장을 돌아보는 것에서부터 조그만 변화가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반자 금융은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출발점인 셈이다. 기업은행은 올해 상반기 기준 중소기업 대출 점유율 22.6%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 행장은 동반자 금융을 통해 중소기업의 성장과 재도약, 선순환 과정을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보다 속 깊은 이야기는 행장실로 자리를 옮겨 이어갔다. 김 행장은 "동반자 금융은 경제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IBK의 중장기 중소기업지원 로드맵'을 재구축하는 데 그 의의가 있다"며 "중소기업의 성장을 기반으로 한 '분수효과'는 물론 향후 5년간 10만개의 중소기업 일자리 추가 창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는 새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인 '소득주도 성장론'과 맥을 같이 한다. 특히 벤처보육체계 구축, Exit-PEF(출구-사모펀드) 설립 등 동반자 금융이 중점을 둔 분야는 공공성을 요하는 영역이라는 게 김 행장의 설명이다.

그는 "이미 창업 1세대가 운영하는 회사들 중 2곳을 대상으로 Exit-PEF를 성사시켰다"며 "가업승계 등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사업을 계속 영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it-PEF는 기업은행이 운전자금을 지원한 뒤 체계적인 관리를 거쳐 회사가 일정 궤도에 올랐을 때 지분을 매각하는 형태다. 어느 정도 리스크가 따르는 만큼 실사에도 소홀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김 행장은 현실적인 문제도 놓치지 않았다. 무섭게 성장하는 인터넷뱅크 대응 방안과 은행권 호실적에 대한 따가운 시선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고객들이 이미 지점을 떠나 모바일 속으로 들어가고 있지만, 그럼에도 기술이 사람을 대신할 수 없다"며 "고객의 마음을 먼저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비대면 특화 서비스와 상품도 지속적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간편송금 서비스인 '휙 서비스'의 이체 한도를 높이고, 선물하기 등 편의 기능을 다양화할 방침이다. 디지털 예·적금 특화상품과 비대면 전용 부동산 담보대출도 출시한다. 이밖에 외국인 근로자 등을 타깃으로 한 '보이는 ARS 해외송금 서비스' 등을 내놓을 예정이다.

해외 진출과 관련해선 "현재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 등에서 사세를 넓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전했다. 기업은행은 2025년까지 은행 전체 이익의 20%를 해외에서 거두고 20개국, 165개의 해외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김 행장은 "동남아 지역을 거점으로 해외 진출을 우선 추진하고, IBK캐피탈 등 그룹사와 공조해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며 "시간을 갖고 지켜봐 달라"고 밝혔다.

이 중 인도네시아에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현지 은행 인수와 관련한 행정적 절차 및 문서화 작업을 끝낼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2014년 현지 사무소 개설 이후 2015년 말부터 인도네시아 금융시장 진출에 공을 들여왔다.

그는 "중소금융 핵심 역량을 활용한 'IBK아시아금융벨트'를 구축하려 한다"며 "해외 사업 내실 제고, 지원 인프라 강화 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는 결국 비이자수익과 해외 부문을 20%대로 끌어올리는 ‘20-20 전략'을 성공시키겠다는 포부다.

기업은행은 올 상반기 706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0.9% 증가한 수치다. 순이자마진(NIM) 개선으로 이자 이익이 늘어나고 건전성 관리도 탁월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금융공공기관이자 중소기업 지원에 밑바탕을 둔 상장은행으로서 이익 시현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 김 행장은 오히려 이 점을 들어 "지속적인 이익 창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주주인 정부 및 소액주주를 위한 적절한 배당을 위해서도 이익을 내야 한다"며 "특히 정부 배당은 국가경제 및 중소기업 지원에 필요한 재원으로 활용되는 만큼 가능한 많은 이익을 시현해 배당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총자산수익률(ROA) 기준으로 시중은행 평균 수준인 0.7% 이상을 꾸준히 시현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기업은행은 올 6월 말 현재 ROA 0.59%, 자기자본이익률(ROE) 7.92%를 기록하고 있다. BIS비율 또한 14.07%로 은행 평균(16.04%)보다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