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인사이트] 영웅본색
2017-08-01 18:46
한 시대의 종말과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역사의 현장에는 항상 영웅이 있었다. 영웅은 시절이 무르익었을 때 ‘바로 그거야’ 라고 감탄할 섬광을 내보이며 시대적 비전을 제시한다.
산업시대 이전에는 영토를 누가 얼마나 넓히는가에 세계의 패권이 결정됐다. 누가 먼저 주어진 자연자원을 차지해 부를 획득하는가가 관건이었기 때문이다. 산업혁명 이후는 기술과 자본의 시대였다. 누가 더욱 생산 효율을 낼 수 있는가, 이를 위해 누가 먼저 앞선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지금의 시대를 4차 산업혁명의 시대라고들 한다. 정보 통신 발전의 영향이 단순히 생산성 향상에 미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삶의 모든 영역에 걸쳐 새로운 문명으로 구조조정되고 있다.
지금 이 혁명의 시작은 매킨토시 컴퓨터와 아이폰을 인류에게 최초로 선사한 스티브 잡스에서 비롯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을 기점으로 새로운 모바일 산업이 등장하고, 카메라 등 기존의 것은 사양산업이 됐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은 지난달 27일 일본 도쿄 소프트뱅크 세계 대회의 연설에서 잠드는 것조차 아까운 지금의 시대적 전환기에 대한 비전을 설파했다. 이날 그의 얘기는 “전 지구가 사물인터넷(IoT)으로 연결되고 인공지능(AI)이 산업과 생활 전반에서 인간의 동반자가 될 것”과 “전 지구적 인터넷 연결을 기반으로 수집된 빅데이터는 인공지능의 능력을 향상시켜, 모든 시스템을 조정할 수 있을 만큼 정확한 효율성을 가질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실제로 손정의 사장은 이미 미래 산업의 근간이 될 세계 최대 칩 회사인 'ARM'과 사물인터넷의 지구적 연결 시스템인 '원 웹(One Web)'을 인수했다.
중국 정보통신의 향방은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을 비롯한 몇몇 뛰어난 기업가들이 이끌어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윈은 B2B 무역거래의 온라인 플랫폼인 ‘알리바바’를 성공시킨 뒤 중소상인들을 위한 B2C 플랫폼인 ‘타오바오’, 중국 모바일 결제의 선봉인 ‘알리페이’를 성공시켰다. 최근 중국 항저우에 무인 결제 상점을 여는 등 선도적 실험을 지속적으로 해나가고 있다.
위챗을 만든 텐센트의 마화텅 또한 전대미문의 SNS 성공 사례를 통해 모바일 인터넷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위챗은 가입자 9억명의 방대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모바일 지불 결제, 기업 광고 등 다양한 사업 모델을 성공시키고 있다.
샤오미의 레이쥔은 자체 개발한 휴대폰뿐 아니라 자사 브랜드를 단 모든 스마트 디바이스에 대해 ‘가성비’라는 확고한 브랜드 생태계를 구축하고, 하드웨어 기반 위에 사물인터넷 서비스 네트워크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미국, 일본, 중국 등지에서 혁신적 기업가들이 나타나 전환기 시대의 영웅을 자처하고 있다. 기업가들에게는 도전할 만한 기회의 금광이 도처에 널려 있는 패러다임 전이의 시대임이 분명하다. 이러할 때 당신은 앞서가는 사람을 뒤쫓아 기회를 엿보는 자인가, 아니면 시대적 통찰력과 예지력으로 미래의 방향을 예측하고 자신만의 무기를 갈고 다듬는 자인가. 우리도 준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