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발끈, 중국 환구시보 "美 탐욕스러운 문어, 헐뜯기만 바빠"

2017-08-01 10:44
미국 북한 관련해 단호한 입장, 러시아 이어 中 경제제재 나설 태세
환구시보 "탐욕스러운 문어, 美와 싸울 용기 필요, 中 할 일만 하면 돼"
중국 "북한 문제 中 책임 아냐, 긴장완화는 미국과 북한의 몫"

[사진=연합/AP]



북한 미사일 발사 등에 대한 책임을 중국, 러시아 등에 돌리는 미국에 대해 중국 관영언론이 거칠게 반박했다. 미국을 이곳저곳 다리를 뻗어 상대국을 함정에 빠뜨리는 '탐욕스러운 문어'로 비유하고 중국은 제 갈 길을 가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일 '미국이라는 외교문어, 상대하기 참 힘들다'라는 제하의 사설을 게재하고 북한과 거래하는 러시아 등에 대한 미국의 제재와 중국을 향한 비난을 강력히 비판했다.

환구시보는 "정보화된 선진국이라는 미국이 이란, 북한, 러시아 등 똑같이 '제재카드'를 꺼내들며 진부한 대응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미국이 각 분야의 독립적인 힘을 교모하게 이용해 무수한 다리를 뻗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어떤 다리에 대응을 해야 맞는 것인지 판단하기 힘든 상황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미국이라는 문어가 매우 탐욕스럽다는 점이라고 신문은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미국의 한 가지 힘에 기대 미국과의 관계를 구축하려 하면 결국 함정에 빠질 수 밖에 없다"며 "미국을 상대하려면 과감하게 투쟁할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양한 분야에서 추격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감정이 좋지 않음을 알고 있지만 막대한 규모의 중미간 무역은 사실 미국에 상당한 실리를 안겨주고 있다"며 "워싱턴은 중국과의 관계악화와 유지 중 어느 쪽이 득이 되는지 잘 따져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최근의 북한과 관련해 책임을 묻는 미국의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중국의 답변으로 해석된다.

환구시보는 미국의 탐욕이 끝이 없고 그들의 입은 헐뜯기 위해 존재한다고 비난했다. 이미 러시아가 많은 것을 잃었는데도 미국의 요구에는 마침표가 없고 오히려 비난만 늘고 있다면서 미국 내에 존재하는 '입'은 이슈가 있으면 타국을 비난하고 없을 때는 서로를 헐뜯는 데 쓰인다고 일침했다. '비난'이야말로 미국 성장을 이끄는 '정넝량(正能量·긍정에너지)'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미국에서 나오는 중국에 대한 비판은 신경쓸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일본, 호주 등 일부 국가도 중국 견제를 외치고 있지만 이 역시 '중국 굴기(우뚝 섬)'에 따른 패배감의 발현일 뿐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은 해야할 일만 잘 하면 된다는게 이번 환구시보 사설의 요점이다. 사설은 "중국은 계속해서 시장을 확대하고 군사적 힘을 키워나가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세계에 어필할 매력과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고 일부 세력의 중국을 향한 충동질이나 공격도 제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지만 북핵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변하지 않고 있다. 중국은 노력하고 있지만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고 실질적인 책임과 해결의 물꼬는 미국과 북한 등에 있다는 것이 중국 당국과 언론의 주장이다.

류제이(劉結一) 유엔주재 중국 대사도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북한 핵무기, 탄도미사일 개발 중단을 위한 대화의 길을 열고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는 것은 미국과 북한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류 대사는 "워싱턴과 평양의 변화가 없다면 중국이 어떤 노력을 하더라도 실질적인 성과를 얻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