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 막혔지만…배터리업계, 몸집 키워 글로벌 시장 정조준
2017-07-31 18:32
국내 배터리업계가 생산설비 확충에 속도를 내며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현재 국내외에서 배터리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최근 폴란드 배터리공장 준공을 마치고 내년 초 본격 양산을 앞두고 있는 LG화학은 지난 달부터 유럽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전기차 배터리 샘플 공급에 나섰다. 폴란드 공장은 LG화학이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 공략을 위해 세운 생산기지다.
LG화학은 최근 진행한 2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내년이 양산 첫해이기 때문에 가동률이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전기차 배터리 샘플을 공급하고 난 뒤 남은 생산시설에서 ESS 배터리 생산이 가능하다"며 "ESS 배터리를 병행 생산해 가동률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20GWh 수준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보유한 LG화학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20년까지 현재의 3~4배 이상으로 증설한다는 계획도 세운 상태다.
최근 전기차 배터리 시장 확대를 천명한 SK이노베이션은 선발 주자인 LG화학과 삼성SDI 추격을 위해 현재 충남 서산에서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구축 완료 시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은 기존 1.1GWh에서 3.9GWh로 높아진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수주를 늘려온 만큼 신규 생산시설 완공을 앞당겨 차질 없이 고객사에 납품한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수주 물량은 공장 가동률 100% 시 2023년까지의 생산량을 모두 해외 고객사에 공급할 수 있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삼성SDI의 경우 지난 5월 헝가리에 배터리 생산 라인을 구축, 내년 2분기부터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로써 삼성SDI는 울산, 중국 시안을 비롯해 헝가리까지 전기차 배터리 생산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이처럼 국내 배터리업계가 생산능력 확대 및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것은 정치적 요인으로 지속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을 탈피하는 한편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2020년 110GWh, 2025년 350~1,000GWh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한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 명단에서 계속 제외하고 있어 국내 업체들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며 "그러나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국내 업체 역시 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