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이겨낸’ 이미향, LPGA 스코티시오픈 짜릿한 역전 우승
2017-07-31 11:07
이미향(24·KB금융그룹)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애버딘 에셋 매니지먼트 레이디스 스코티시오픈(총상금 150만 달러)에서 짜릿한 역전 우승을 달성했다. 선두와 6타 차이를 마지막 라운드에서 뒤집는 놀라운 뒷심을 보여줬다.
이미향은 31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노스 에어셔의 던도널드 링크스 코스(파72·6390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를 기록한 이미향은 허미정과 캐리 웹(호주)을 1타 차로 제치며 우승 상금 22만5000달러(약 2억50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이미향은 2014년 11월 미즈노 클래식 이후 약 3년 만에 LPGA 투어 통산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번 대회는 LPGA 투어와 유럽여자프로골프 투어(LET)가 공동으로 주관했다. 이미향은 2014년 뉴질랜드 오픈에서 LET 첫 승을 달성했다.
3라운드까지 선두에 6타 뒤진 공동 6위였던 이미향은 전반 9개 홀에서 버디 6개를 몰아치며 리더 보드 가장 위에 있던 웹을 따라잡았다. 이후 치열한 접전이 이어졌다. 웹은 14번홀(파5) 그린 밖에서 칩 인 이글을 잡아내며 2타 차로 앞서갔다. 이미향은 계속 파를 기록하며 기회를 엿봤다. 웹이 16번홀(파4)에서 보기, 17번홀(파4)에서 더블 보기로 흔들리자 이미향이 힘을 냈다. 이미향은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한 타차 짜릿한 우승을 완성했다.
이번 대회는 처음부터 우여곡절이 많았다. 골프백이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연습라운드를 클럽을 빌려서 돌아야 했다. 예상치 못한 일들이 벌어졌지만, 이미향은 준비가 돼 있었다. 스코틀랜드 특유의 비바람은 큰 변수였다. 이미향은 “스코틀랜드는 바람이 많이 불어 대회를 앞두고 비슷한 상황에서 연습을 많이 한 것이 우승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지난 5월부터 함께 하고 있는 캐디 채드 페인과의 호흡도 기대 이상이었다.
이미향의 시즌 첫 승으로 ‘태극낭자’들의 LPGA 투어 강세는 더욱 거세졌다. US여자오픈 우승 박성현, 마라톤 클래식 우승 김인경에 이어 이미향까지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선수들이 3주 연속 정상에 섰다. 올해 치른 LPGA 투어 21개 대회 가운데 절반이 넘는 11승을 한국 선수들이 차지했다. 세계 랭킹 1위 유소연과 김인경이 2승씩 달성했고, 이미향을 비롯해 장하나, 양희영, 박인비, 이미림, 김세영, 박성현이 한 번씩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15년 한국 국적 선수들의 최다 우승 기록인 15승을 넘어설 기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