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개헌 저지 위해 베네수엘라 제재..13명 관리에 美 자산 동결
2017-07-27 15:21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국민들의 거센 저항에도 불구하고 헌법 개정을 추진하는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에 대한 압박을 본격화했다. 베네수엘라의 전현직 고위 관리 13명에 대해서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는 제재를 부과한 것.
가디언과 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군, 내무부, 국영 석유회사 등의 전현직 고위 관리 13명에게 인권 남용, 민주주의 훼손, 부패 등에 책임을 물어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제헌의회로 선출된 의원들 역시민주주의 훼손 혐의로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가 개헌을 강행할 경우 “강력하고 신속한 경제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베네수엘라가 국가 수입 중 95%를 원유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원유 수입 금지와 같은 강한 조치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인권 운동가들은 이 경우 안 그래도 극한의 궁핍에 몰린 베네수엘라의 인권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베네수엘라 야권은 26일부터 이틀간 전국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마두로 대통령 퇴진 압박을 높이고 있다. 28일에는 수도 카라카스에서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그러나 마두로 대통령은 예정대로 30일에 개헌을 위한 제헌의회 의원 선거를 강행한다는 방침이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4개월 동안 이어진 시위로 이미 사망자는 104명을 넘어섰다.
지난 16일에 야권이 비공식적으로 실시한 개헌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에서도 유권자 중 1/3이 참여해 약 98%가 개헌 반대에 투표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베네수엘라 국민 중 개헌에 반대하는 응답자가 70%에 달했다. 개헌 시 경제 파탄의 책임에도 불구하고 마두로 대통령의 집권이 더욱 공고화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베네수엘라 경제는 올해에만 12% 위축되고 물가상승률은 72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