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한상훈 랑세스코리아 이사 "하이브리드 기술로 자동차경량화 시장 선도"

2017-07-19 17:50

한상훈 랑세스코리아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사업부 이사가 자동차 경량화 소재 시장과 자사의 '하이브리드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랑세스코리아 제공]


문지훈 기자 = "자동차산업 패러다임은 고효율, 친환경, 지능형으로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자동차 경량화 소재는 플라스틱 업계에서 큰 활약이 기대되는 시장이다."

랑세스코리아에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사업부를 총괄하고 있는 한상훈 이사는 자동차 경량화 소재 시장에 대해 밝은 전망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자동차 경량화가 연비 효율 증가, 배기가스 배출 감소, 차량 기능 향상 등과 연계돼 있는 만큼 이를 실현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신소재 개발을 꼽았다.

한 이사는 "자동차 경량화를 실현하는 방법은 구조설계 변경, 신공법 적용, 신소재 개발 등이 있는데,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은 가벼운 신소재를 개발하는 것"이라며 "그중에서도 금속을 대체하는 플라스틱, 하이테크 플라스틱 등이 손꼽힌다"고 설명했다.

◆랑세스, 글로벌 네트워크·공격적 투자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시장 선도

독일계 특수화학기업 랑세스는 플라스틱 컴파운드를 비롯해 폴리아미드(PA)와 테레프탈레이트(PBT) 원료부터 중합의 핵심 중간재인 카프로락탐, 강화 유리섬유 등을 모두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수직통합 생산체계를 갖추고 있다.

랑세스는 특히 PA 기반의 '듀레탄'과 PBT 기반의 '포칸'을 주력 제품으로 내세워 바스프, 듀폰 등과 함께 글로벌 3위의 시장 지배력을 보유하고 있다.

랑세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사업부의 연구·개발(R&D) 센터만 미국과 독일, 브라질, 중국 등 총 6개국에 위치해 있으며 미국, 유럽, 아시아, 남미 곳곳에 8개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한 이사는 "랑세스의 강점 중 하나는 전 세계 각 대륙에 생산 및 컴파운딩 시설, R&D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라며 "고객과 시장 가까이에서 니즈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지 및 글로벌 해외 생산기지에도 안정된 제품 공급 및 기술 지원이 가능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랑세스는 이 같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자동차 경량화 시장의 발전 가능성을 예상해 그동안 하이테크 플라스틱 중심의 설비투자와 R&D를 지속해왔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2012년 고기능성 컴포지트 시트(복합소재) 제조사인 본드-라미네이트를 인수했다. 최근에는 미국 개스토니아에 위치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컴파운딩 공장에 2만t 규모의 생산라인을 증설했다.

한 이사는 "북미 시장뿐만 아니라 한국 등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아시아태평양 시장 역시 랑세스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시장이다. 시장 규모 면에서는 전 세계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랑세스는 중국 우시와 인도 자가디아에 각각 연산 6만t, 2만t 규모의 컴파운딩 시설을 갖춘 데 이어 최근에는 홍콩에 '아시아 하이테크 플라스틱 응용부품 개발센터'를 개소했다.

한 이사는 특히 한국을 아시아 지역에서도 중요한 전략적 시장으로 꼽았다.

그는 "한국은 현대·기아차 등 글로벌 위상의 완성차 메이커와 200여개 자동차 부품사가 있는 세계 5위의 자동차 생산국"이라며 "중국과 인접한 지정학적 이점 등으로, 아시아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한국 시장 공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랑세스는 지난 2002년 현대·기아차의 프론트 엔드(전면부)에 자사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적용하기 시작해 현재 50여종의 차량에 관련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 같은 인프라와 공격적 투자로 랑세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사업부의 실적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3억1500만 유로(약 4092억원)로 지난해 1분기 2억7300만 유로 대비 15% 상승했다.

한 이사는 "한국이 포함된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비롯해 전 지역에서 판매량이 고르게 늘었다"며 "고부가가치, 고성능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에 집중한 성장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선 하이브리드 기술이 경쟁력

한 이사는 랑세스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사업이 이같이 성장할 수 있었던 핵심 경쟁력으로 하이브리드 기술을 꼽았다. 랑세스의 하이브리드 기술은 플라스틱과 금속을 결합하거나 서로 다른 플라스틱 소재들을 결합하는 것으로 강철에 비해 무게를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다.

그는 "랑세스의 하이브리드 기술은 하나의 부품 중 강도가 요구되는 부분에는 금속을 적용하고 형상이 복잡하거나 조립이 요구되는 부위에는 플라스틱을 적용하는 디자인 특허기술"이라며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아우디, BMW 등 전 세계 70여개 차종의 프론트 엔드 부품에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랑세스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금속과 플라스틱을 결합하는 1세대 기술에서 플라스틱끼리 결합하는 2세대 기술로 하이브리드 기술력을 높였다. 랑세스의 2세대 하이브리드 기술은 아우디 A8 모델의 프론트 엔드 부품에 적용됐다.

그는 "2세대 기술을 통해 금속에 버금가는 강도를 지니면서 부식 우려가 없고, 얇고 복잡한 디자인의 부품을 만들 수 있다"며 "비용 절감은 물론 생산공정 간소화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연속유리섬유와 탄소섬유로 강화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도 랑세스의 대표 제품 중 하나다. 이 중 연속유리섬유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은 물성이 우수하고 연속생산이 가능할 정도로 가공성이 좋아 자동차 후드와 좌석, 에어백 하우징 등에 적용된다.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은 무게에 비해 강도가 우수해 자동차 프레임과 엔진 커버 등에 사용된다.

◆자동차 경량화 소재 넘어 전기·전자제품 등 적용분야 확대 추진

지난 2004년부터 랑세스코리아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사업부를 총괄하고 있는 한 이사는 자동차 경량화 소재 적용 분야를 더욱 확대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 연비 규제 강화와 더불어 전기차 등 미래형 친환경차 개발 트렌드가 가속화돼 자동차 경량화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며 "금속을 대체하는 플라스틱을 기반으로 경량화 소재 적용 분야를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기존 차체 및 섀시에 집중된 경량화 소재 적용을 파워트레인, 전기차 배터리 분야로 넓히고자 한다"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스포츠카 BMW i8 후면 배기구 커버와 혼다의 최신 수소연료전지차 '클래리티 퓨얼셀(Clarity Fuel Cell)'의 리어 범퍼 빔 적용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덧붙였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 전기·전자, 항공,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만큼 활용도를 넓히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 이사는 "랑세스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은 열전도성과 내구성이 뛰어나고 초박·초소형으로 가공이 용이해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LED 조명 등으로 활용도를 넓히고 있다"며 "전기·전자제품 선두 시장인 한국에서 고성능 소재에 대한 니즈가 큰 만큼 한국 비즈니스 확대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상훈 랑세스코리아에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사업부 이사 프로필
△1969년 전북 전주 출생
△1988년 전주 해성고 졸업
△1993년 중앙대 화학과 졸업
△2013년 연세대 MBA
△1993년 금호석유화학 연구·개발(R&D)센터 엔지니어
△2000년 바이엘코리아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사업부 기술마케팅 총괄 책임
△2004년 랑세스코리아 플라스틱 사업부 총괄 책임

 

한상훈 랑세스코리아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사업부 이사[사진=랑세스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