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법 개정 움직임에 해운-물류업계 갈등 심화…상생논의 실종

2017-07-16 19:32

[사진=아이클릭아트]



송종호 기자 = 대기업 물류 자회사의 3자 물류를 금지하는 해운법 개정을 두고 해운업계와 물류업계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16일 해운업계와 물류업계에 따르면 해당 법이 국회를 통과될 경우 현대글로비스, CJ대한통운, 판토스,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대기업 믈류 자회사들은 3자 물류 사업에 제한이 생기고, 그룹 내 계열사 물량만 처리할 수 있다.

이를 두고 해운업계와 물류업계 간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해운업계는 대기업 물류회사가 모기업의 일감 몰아주기로 성장한 뒤 3자 물량까지 대거 흡수하면서 시장 질서를 흐리고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해운업계는 한진해운이 파산하면서 이를 계기로 급성장한 물류업계가 운임인하 강요, 일방적 계약 변경, 응찰제한 등 지나친 갑질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해운업계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해운법 개정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12일 이윤재 선주협회장은 해운법 개정을 숙원사업 중에 하나로 꼽으며 “법안의 개정이 조속히 이행되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물류업계는 해운법 개정안은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기업 물류자회사가 3자 물량이 아닌 계열사 물량만 처리하게 되면 일감 몰아주기로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해운법 개정이 해운업계에의 이익이 아닌 전체의 경쟁력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물류 업계 관계자는 “공정한 경쟁이 아닌 시장 제한 경쟁만으로 물량을 확보한다면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에서 국내 물류·해운업계 모두 공멸하게 될 것”이라며 “그간 쌓아온 인력, 노하우, 설비 등을 한순간에 포기하라고 강제하는 것은 공정한 시장 경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해운업계와 물류업계 간 갈등에 상생논의가 실종되면서 결국 외국계 업체들만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운업계가 어려워지고 상대적으로 대기업 물류 자회사가 성장하면서 두 업종 간에 견제와 갈등만 남게 됐다”며 “상생논의가 사라진 지금 서로의 경쟁력을 제한하는 움직임들은 결국 일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국계 회사들에게만 이득을 안겨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