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의 슝안신구 100일, 중국 경제 핵심동력 될 준비됐나

2017-07-10 15:59
중앙 국유기업 외 다양한 분야 상장사 진입, 일자리도 늘기 시작
교통체증 없는 교통망 구축, 베이징, 톈진과 철도로 연결
부동산 투기는 철저히 막고 고급인력 유치에는 총력전

[사진=아주경제 DB]


김근정 기자 = "지난 100일이 슝안신구 미래 100년을 결정했습니다"

자오훙(趙弘) 베이징 사회과학원 부원장은 북경상보(北京商報)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개월을 이렇게 표현했다. 미래를 고려한 계획은 도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좌우하고 슝안신구가 처음 그린 그림은 앞으로의 여정에서 거시적이고 심층적인 의의가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4월 1일 전세계의 시선이 베이징 인근 허베이성 바오딩시 3개 현(슝·안신·룽청)으로 쏠렸다. 선전 개발특구, 상하이 푸둥신구에 이어 국가 주석이 주도로 추진하는 허베이성 슝안(雄安)신구 개발 선언된 때문이다. 순식간에 현지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고 슝안신구 테마주가 등장해 4월 한 달간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지난 9일은 슝안신구 조성이 발표된 지 100일 되는 날이었다. 지난 100일간 슝안신구에는 어떠한 변화가 있었을까.

◇ 국유기업 시작으로 상장사 러쉬, 일자리 창출효과 가시화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이 직접 주도하는 사업인만큼 계획 발표와 함께 중국중철, 차이나유니콤, 시노펙, 중국국가전력망 등 다수의 중앙 국유기업이 사업일부 이전과 투자 등을 선언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들 외에 첨단산업 관련 상장사도 잇따라 자회사 혹은 지사 설립 의향을 밝혔다. 

신경보(新京報)의 10일 보도에 따르면 선전거래소 상장사이자 하이테크 기업인 진즈(金智)과기가 지난달 27일 오후(현지시간) 슝안신구에 스마트그리드 종합운영·관리 플랫폼 업체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임시 사명은 '슝안진즈 스마트그리드'로 이날 진즈과기 주가는 10% 급등하며 상한가를 쳤다.

지난 3개월간 이러한 소식이 줄을 이었다. 슝안신구 계획이 공개된 직후인 4월 4일 에너지 절약형 단열시스템 창문을 개발·생산하는 자위(嘉寓)주식회사가 슝안신구에 지사를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역시 선전 증시 상장사인 선저우창청(神州長城)은 4월 28일 공시를 통해 산하의 건축시공업체 선저우창청국제공정유한공사와 선저우창청시난건설공정유한공사의 등록 기준지를 슝안신구로 이전한다고 선언했다.

이 외에 투자회사인 궈투안신(國投安信), 배전시설·스마트그리드 관련 업체인 베이징커루이(科銳), 제약회사인 창산(常山)약업, 전자기술업체 페이리신(飛利信) 등 10여 곳 이상의 상장사가 슝안신구 내 자회사 혹은 지사 설립 계획을 공개했다.

부동산, 인프라 중심의 중앙국유기업, 다양한 분야 상장사가 잇따라 진출하면서 현지 신규 일자리가 급증하는 등 벌써부터 경제적 효과도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신경보에 따르면 지난달 26일까지 75개 중앙·지방 국유기업의 현지 신규 모집 인원만 6만8000명이다.

◇ 내부는 '지하철+버스', 외부는 '고속철'로 

지난 100일간 슝안신구 교통망 조성 계획은 변화에 변화를 거듭해왔다. 최근까지 슝안신구 6개 철도 노선 확보, 4개 고속철 운행, 1개 공항 건설이라는 큰 밑그림이 그려진 상태다.

자오훙 부원장은 "슝안신구 교통망은 다층적 구조로 이뤄져야 한다"며 "내부는 지하철 등 수용능력이 큰 궤도교통가 중심이 되고 버스 등이 보충하는 구조로 최대한 자가용 사용률을 낮출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교통체증, 환경오염 등 도시병이 출현하는 것을 최대한 막겠다는 것.

슝안신구와 인근 외부지역과는 궤도교통 확장으로 연결성을 높이고 특히 인근 대도시인 베이징, 톈진 등과는 고속철 운행을 확대해 원할한 교류가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6일 중국 철도 당국은 베이징 남역-슝안신구(雄安新區) 노선에 고속열차를 배치했다. 이로써 베이징 남역에서 슝안신구까지 80분이면 이동할 수 있게 됐다.

이 외에 2020년까지 허베이성 랑팡 구안(固安)현에서 바오딩시, 베이징에서 스자좡(石家莊)까지 이어지는 도시간 철도도 부설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 부동산 투기는 "NO", 인재는 "OK"

중국 당국은 지난 100일간 슝안신구 부동산 투기 방지에 주력했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힘을 쏟을 예정이다.

대응이 빨랐다. 장가오리(張高麗)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4월 6일 징진지(베이징·톈진·허베이) 공동발전 업무추진회의에서 "대형 부동산 개발 사업과 불법 건설 등을 엄격히 통제하고 주변 개발계획, 기업 등 진입, 인구 유입 등도 확실하게 통제해 투기 거품이 일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고 당국은 규제에 나섰다. 

북경신보(北京新報)는 10일 "슝안신구 부동산 시장이 안정과 질서를 유지하려면 합리적이고 적절한 정책 보장이 중요한데 지난 100일간 무난한 모습을 보였다"면서 "이러한 흐름과 분위기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투기는 막지만 '인재'는 환영한다는 방침이다.

예탕린(葉唐林) 수도경제무역대 경제·경영학과 교수는 "새하면 백지로 시작한 슝안신구가 지난 100일간 중대 임무 실현을 위한 기초를 닦았다"면서 "이와 함께 인구유입 조절과 우수인재 유치전도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인재 유치를 위해 해외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했다. 지난 5월 허베이성 정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슝안신구로 오는 각 분야 인재들에게 '1인(人)1책(策)'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면서 "당국의 우대 정책에 근거한 맞춤형, 개별화된 복지 및 행정서비스로 하이테크·혁신 인재를 대거 흡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슝안신구는 덩샤오핑(鄧小平) 전 주석이 1980년대에 지정한 선전경제특구,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 1990년대에 조성한 상하이 푸둥신구에 이은 시 주석의 국가급 신구다. 단계적으로 개발될 예정으로 3단계에 2000㎢까지 확대된다. 징진지 경제권의 중심이자 중국 혁신 발전의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달 말에는 슝안신구가 초대형 지하도시로 건설된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나왔다. 중국 지질조사국은 슝안신구 지하를 최고 깊이 26m, 40m의 두 구역으로 나눠 개발하며 지하도시 면적이 1400㎢에 달해 세계 최대 규모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