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장마 뒤늦게 위세

2017-07-09 14:09

조득균 기자 = 장마가 평년보다 늦게 시작한 뒤 전국 곳곳에 많은 양의 비를 쏟아 붓고 있다.

장마전선이 한반도를 타고 오르지 못하게 누르던 힘이 사라지면서 장마가 뒤늦게 힘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기상청은 10일에도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전국이 흐리고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10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서울, 경기도, 강원 영서, 서해 5도에서 50∼100㎜로 많은 곳은 150㎜ 이상 올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강원 영동, 충청도, 경북 북부, 전라도는 30∼80㎜, 그 밖의 지역은 5∼40㎜다.

비가 내리는 지역에서는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50㎜ 이상의 강한 비가 오는 곳이 있을 전망이다.

기상청은 해안과 일부 내륙에는 안개가 짙게 끼는 곳이 있을 것이라며 교통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기상청은 이번 장맛비가 지역을 옮겨 다니며 한꺼번에 쏟아지는 게릴라성 호우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장마는 뒤늦게 힘을 쓰기 시작했다.

제주도는 6월 24일 처음 장맛비가 내려 평년보다 4∼5일 늦게 장마가 시작됐다.

남부지방은 29일, 중부지방은 7월 1일 처음 비가 내려 평년보다 6∼7일 늦었다.

장마가 늦었던 것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위로부터의 힘에 의해 제주 남쪽 먼바다에 한동안 정체돼 있던 탓이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약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지만 최근의 호우를 보면 실제 힘이 약하지 않았다는 점이 드러났다.

기상청은 장마가 찾아와야 할 6월 하순 몽골 쪽 지면이 이례적으로 엄청나게 가열됐었고, 이 가열된 곳에 마치 풍선이 부풀 듯 커다란 고기압이 발생하면서 우리나라 방향으로 세력을 떨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몽골에서 발생한 고온건조한 고기압이 시계방향으로 회전하면서 북쪽에서 남쪽으로 힘을 가해 북태평양 고기압을 제자리걸음하게 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