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태 녹음파일' 소유자 김수현 "녹음파일 속 대화는 농담으로 한 얘기"
2017-07-05 18:02
조득균 기자 = '고영태 녹음파일' 소유자인 김수현씨(전 고원기획 대표)가 법정에서 '녹음파일에 담긴 내용은 농담 식으로 한 이야기'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5일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재판을 열고 최씨 측이 증인으로 신청한 김씨를 불러 신문했다.
김씨는 "파일 속 내용은 사실과 다르고 최씨가 주장하는 '국정농단 기획폭로'를 하지 않았다"면서 "남자들끼리 허풍으로 한 이야기가 언론에 보도돼 물의를 일으켰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고씨가 정치권과 손잡고 국정농단 사건을 조작하지 않았다"면서 "국정농단 사건을 폭로한다고 협박당했다는 최씨의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그러면서 "원래 고씨 주변의 사람들이 허풍이 세고 나도 이들 대화에 편승해서 대화를 이어가다 보니 왜곡된 부분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앞서 여러 차례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거듭 재판에 불출석했다. 재판부는 김씨를 강제 구인해달라는 최씨 측 요구를 받아들여 지난달 초 구인장을 발부했다.
최씨 측은 그동안 녹음파일 속 대화를 근거로 고씨와 그 주변 인물들이 국정농단 사태를 '기획폭로'했다고 주장해왔다. 고씨가 자신을 궁지에 몰아넣고 미르·K스포츠 재단을 차지하기 위해 국정농단 사태를 왜곡하고 부풀렸다는 취지다.
녹음파일에는 고씨와 류상영 전 더블루K 부장, 박헌영 K스포츠재단 과장 등이 나눈 대화가 담겼다.
고씨는 이와 관련 지난 2월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김씨와 농담 식으로 한 이야기"라며 재단장악 의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류 전 부장 역시 지난 5월 증언대에 서서 녹음파일 내용의 상당 부분이 과장됐거나 자신의 상상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선 최씨가 딸 정유라씨 승마 지원 등을 목적으로 설립한 코어스포츠의 이름을 비덱스포츠로 바꾼 것은 삼성그룹 때문이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이 전 본부장은 독일 하나은행 프랑크프루트 지점장으로 근무하며 최씨의 자금 관리에 도움을 준 인물로 알려졌다.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본부장은 '삼성에서 비덱으로 바꾸라고 해서 비덱스포츠로 개명했다는 얘기를 최씨에게 전해들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그는 "최씨로부터 '그쪽에서 회사명을 비덱으로 하라고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그쪽'을 삼성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