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신용현 LS전선아시아 대표, “5년 내 연매출 1조 자신있다”
2017-07-06 06:00
아주경제(안양) 유진희 기자 = “5년 내 연매출 1조원을 만들겠다.”
지난해 12월부터 LS전선아시아를 이끌고 있는 신용현 대표가 5년 내 매출 1조원을 자신했다. 지난달 30일 경기 안양시의 LS전선아시아 사무실에서 만난 신 대표는 현재 3500억원의 연매출을 2021년까지 1조원으로 끌어올린다는 ‘비전 2021' 프로젝트’의 순조로운 진행사항을 여유 있는 표정으로 하나하나 풀어냈다.
신 대표는 “상반기 계획됐던 베트남 현지 공장의 중전압케이블(MV) 생산라인 증설이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광케이블 2개 라인의 신규 투자는 완료됐다”며 “이에 따라 중전압케이블과 광케이블 부문의 수주 규모만 따져도 매출이 연간 3000만 달러가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전선사업은 설비 투자가 있어야 매출이 증대된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베트남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산업의 기반이 되는 전선의 수요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LS전선아시아가 꾸준히 현지 공장의 설비투자에 집중하는 이유다. LS전선아시아는 2019년까지 설비 증설을 마치고 이를 기반으로 2021년까지 연매출을 1조원까지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신 대표는 “LS전선아시아는 지난 1996년 베트남에 진출해 불모지의 땅에서 시장 성장의 가능성을 믿고 20년 넘게 투자해왔다”며 “이 덕분에 LS-VINA의 경우 베트남 내 전력케이블 시장에서 점유율 1위(지난해 기준 21.8%, 1억7900만 달러)를 차지하고 있으며, 현재도 가파른 성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향후 베트남의 에너지 수요는 매년 10%씩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베트남의 도시화 수준은 한국의 1970~1980년대 수준으로 2015년 기준 도시화율이 33%에 불과해 장기간 인프라 구축이 지속될 것이라는 게 그의 관측이다.
신 대표의 하반기 가장 큰 관심거리는 LS전선아시아를 연매출 1조원에 걸맞은 조직으로 탈바꿈시키는 일이다. 이를 위해 취임 이후 한 달에 한 번 이상 베트남을 찾아 생산공장을 둘러보고 개선책에 대한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그는 “전선산업의 경쟁력은 설비, 인력, 자재, 양산기술의 수준이 함께 발전해 균형 있는 운용이 돼야 커진다”며 “베트남 현장을 수시로 방문해 앞서 말한 4개의 운용이 잘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그 수준을 높이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LS전선아시아는 수익처 다변화를 위해 베트남 시장뿐만 아니라 미얀마 등 동남아 전 지역으로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이들은 베트남 내수시장에 대한 시장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가운데 동남아 기타 지역에 대한 수주도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LS전선아시아가 가온전선과 함께 투자해 설립한 미얀마법인(LS-Gaon Cable Myanmar Co.,Ltd)이 대표적인 예다. 이들은 지난 5월 미얀마법인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앞서 지난 2월 LS전선아시아와 가온전선은 미얀마 신규 법인설립을 위해 각각 9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했으며 지분을 반씩 보유한 바 있다.
신 대표는 “거점전략 측면에서는 현재 베트남에 2개의 생산기지, 미얀마에 1개의 생산기지 외에 나머지 아세안 국가에서 신규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라며 “또한 신규공장 건설에 따른 수주 확대를 위해 영업조직의 개편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신용현 LS전선아시아 대표는 누구? 지치지 않는 도전가
신용현 LS전선아시아 대표는 업계에서 끊임없는 도전가로 일컬어진다. 1988년 금성전선에 입사해 사명이 LS전선으로 바뀌고 다시 십수년이 흐르는 동안 한 회사에만 몸담았던 이력을 생각하면 의아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신 대표의 30년 가까운 사내 이력이 도전가로서의 삶을 증명해준다. 그는 회사의 자금부에서 일을 시작했다. 당시 금성전선의 위상은 현재의 LS전선과 같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는 동분서주하며 회사에서 자신의 실력을 입증해냈다. 이후 안주하지 않고 3~4년 간격으로 회계, 인사, 경영, 기획 등 회사의 대부분 부문을 자청해서 이동하며 경험을 쌓았다. 당시 사내문화는 10년 정도 한 부문에서 경력이 쌓이면 다른 부문으로 바꾸는 것이 일반적이었다고 한다.
그는 회사 생활에서 가장 인상에 남았던 일로 경북 구미에 새로 생기는 공장에 파견 나갔던 일을 꼽았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당시 서울에서 근무하던 사람이 지방으로 내려가는 데는 큰 결단이 필요했다. 그러나 그는 도전해야 기회가 온다는 생각에 기꺼이 내려가 3년 넘게 신공장의 기반을 닦았다. 이 같은 경험이 있었기에 2003년 재무지원팀장, 2004년 통신사업기획팀장, 2011년 전략기획부문장(CSO), 2014년 중국 LSHQ 법인장 등을 두루 거쳐 지난해 LS전선아시아 대표이사로 발탁될 수 있었던 것이다.
특히 신 대표는 LS전선아시아와 이전에도 인연이 있었다. 2000년 초 LS전선은 베트남 법인 철수까지 고려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다. 투자비용이 컸지만 초기 시장이라 수익이 받쳐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존폐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당시 LS전선에는 태스크포스(TF)팀까지 꾸려졌다. 그러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 베트남 법인을 유지하기로 한다. 이 당시 신 대표도 TF팀에 참여해 LS전선아시아가 미운 오리새끼에서 백조로 변신하는 데 한몫한 것이다.
신 대표는 평범한 신입사원이 한 회사의 대표이사에 오른 배경에는 능력보다는 책임감이 자리하고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도 처음 입사할 당시에는 선배들의 복사 심부름을 하는 게 다였다. 그러나 이조차도 소홀히 하지 않고 신뢰를 쌓은 결과 점점 중요한 일을 맡게 된 것이다.
이 덕분에 신 대표는 대내외적으로 인정받으며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가 외부로 눈돌리지 않고 LS전선과 함께 길을 걸어온 것은 이 회사와 비전이 같았기 때문이다. 세계로 뻗어나가려는 LS전선의 도전정신이 그것이다. LS전선이 국내 1위의 케이블 회사에서 벗어나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제일 먼저 시작한 사업이 베트남 진출이었다. 신 대표는 베트남 진출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1994년 낯선 땅인 하노이 공항에 첫발을 내디뎠던 기억이 지금도 새롭다고 한다. 허허벌판에 쌍발엔진 비행기 몇 대가 있었던 하노이 공항은 이제는 좌석예약이 힘들 정도로 붐비는 공항으로 변했다.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지금도 신 대표는 한 달이 멀다하고 베트남으로 향하고 있다. 상장사로서 주주들에게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을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런 글로벌 시장에 대한 끊임없는 개척정신을 보유한 LS전선아시아의 미래를 밝게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