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끝나지 않은 국민의당 대선조작 게이트…3번의 변곡점 맞는다
2017-07-04 16:39
최신형 기자 =대선 조작 게이트 의혹에 휩싸인 국민의당이 ‘재창당이냐, 소멸이냐’의 갈림길에 섰다.
당 진상조사단(단장 김관영 의원)이 꼬리 자르기 논란 속에서 ‘당원 이유미 단독 범행’으로 잠정 결론을 냈지만, 검찰의 칼끝은 윗선을 향하고 있다.
국민의당 5·9 장미 대선 후보였던 안철수 전 상임 공동대표는 물론, 박지원 전 대표 등은 “나는 몰랐다”며 선제적 방어막 치기에 급급하다. 오는 8월 말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둔 국민의당은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내부 권력투쟁이 새 국면을 맞을 수도 있다.
◆檢 윗선 규명 땐 국민의당 후폭풍 직면
이른바 ‘이유미 사태’의 핵폭탄급 변곡점은 검찰 조사 결과 발표다. 당 자체 조사 결과와는 달리, 당 차원의 조직적 개입을 넘어 간판급인 안철수·박지원 전 대표의 연루 정황 의혹이 불거질 경우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또한 △안 전 대표에게 보냈다(지난달 25일)던 이씨의 구명 문자 의혹 △안 전 대표와 이 전 최고위원의 독대(지난달 24일) △박 전 대표와 이 전 최고위원 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대화(5월1일) 등도 마찬가지다.
강제 수사권이 없는 당 진상조사단도 일부분은 ‘검찰 조사 몫’으로 넘겼다. 김관영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잇따라 출연해 이씨가 대선 전날인 5월8일 이 전 최고위원에게 ‘사실대로 모든 걸 말하면 국민의당은 망한다고 해서 아무 말도 못 하겠어요’라고 한 부분에 대해 “합리적으로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이 있다”며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8월 말 전대까지 安계-호남계 사생결단 불가피
검찰은 수사 속도전에 나섰다. 준용씨 취업 특혜 의혹 제보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공안부(강정석 부장검사)는 이날 이씨와 이 전 최고위원을 재소환, 고강도 조사를 마쳤다. 이씨로부터 조작 사실을 처음으로 전해 들은 조성은 전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검찰에 출석하면서 “(이씨가) 첫 통화에서 횡설수설하며 억울함을 토로했다”고 밝혔다.
최진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설사 검찰에서 별다른 혐의가 나오지 않더라도 이런 의혹 자체만으로도 온 산에 태풍이 몰아친 상황”이라며 “당이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지 않은 채 꼼수나 면피 전략을 구사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참사를 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의 고민도 이번 사태를 정면돌파할 ‘정공법의 부재’다. 국민의당은 사상 초유의 위기 속에서 8월 말 전대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 위기 변수가 없더라도 치열한 ‘대선 패배 후 당권 경쟁’이 화약고와 맞물리면서 계파 투쟁이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교수는 “안철수계와 호남계가 8월 말 전대까지 당의 진로를 놓고 사생결단식 대결을 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의당 사태의 변곡점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대선 조작 게이트 이후 국민의당 호남권 자치단체 의원들의 탈당 러시는 시작됐다. 민주당 한 보좌관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호남 지역의 지각변동이 시작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번 파문을 진화할 키는 안 전 대표가 쥐고 있다. 최 교수는 “국민 앞에 어떤 모습으로 소명을 하느냐에 따라서 ‘이유미 사태’가 소강 국면으로 갈지, 들불처럼 번질지 1차 판가름이 날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일 국민의당 혁신위원장도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안 전 대표의) 사과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