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러시아와 밀착... 환구시보 "美 못 믿어, 중-러가 진정한 친구"

2017-07-04 10:46
러시아 방문 시진핑, 푸틴과 "사드 반대, 한반도 대화 해결" 한 목소리
환구시보 "미국 이익은 원하면서 전력적 中 압박" 비판
7일 독일가는 시진핑, 트럼프 美 대통령과 담판, 북핵, 대만 등 논의

러시아 국빈방문에 나선 시진핑 주석과 퍼스트레이디 펑리위안 여사가 3일 러시아 모스크바 공항에 도착해 환영인파에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미국이 북한과 관련해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이 3일(현지시간) 러시아를 방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을 앞둔 시 주석이 러시아와의 거리를 좁혀 미국에 대한 견제 수위를 높인 것이다. 중국 관영언론은 "미국은 아직 믿을 수 없는 존재"라며 중·러 관계의 친밀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4일 '신뢰할 수 없는 미국, 중-러가 진정한 친구'라는 제하의 논평을 게재하고 미국에 견제의 메시지를 전했다.

신문은 "시 주석이 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한 후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손을 잡았다"며 "최근의 상황으로 볼 때 미·중과 중·러 관계를 동시에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핵 등과 관련해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과 미국, 오랜시간 돈독한 우의를 유지해온 중국과 러시아를 두고 대다수의 중국인은 "미국은 믿을 수 없다, 러시아가 진짜 중국의 친구다"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시 주석이 집권 이후 무려 6차례 러시아를 방문했고 푸틴 대통령과는 이번이 무려 21번째 만남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과의 안정적 관계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공통점도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내 반(反)러시아 정서가 강하고 미국 정치권의 중국에 대한 인식은 지나치게 편파적이라는 것. 또, "미국이 아직도 중국을 '개조'하려 하고 있다"며 "경제협력 강화로 미국의 이익은 극대화하면서 전략적 측면에서는 중국을 압박, 안보에 있어 미국의 절대적 우위를 확보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개선의 여지는 남겨뒀다. 환구시보는 "중·미 관계가 충동적으로 악화되서는 안 되며 또 실제 상황에 부합하지 않는 환상을 가져서도 안 된다"면서 "복잡한 문제의 답은 천천히 찾아야 하는 것"이라고 실리적인 타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환구시보의 관점은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만나 다방면의 협력을 약속하고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이 만남을 앞둔 상황에서 제시돼 주목됐다.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과 만나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대에 뜻을 모으고 북핵은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사드 배치는 역내 전략균형은 물론 역내 국가의 안보이익을 훼손한다는 중국의 입장도 거듭 강조했다. 이 외 양국이 모두 관심을 두고 있는 역내·국제 이슈에 대한 긴밀한 협력도 약속했다. 

시 주석은 러시아 방문 일정을 마친 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7~8일) 참석차 독일을 방문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물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대만 무기 판매 철회, 북한 문제 해법 등이 미·중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최근 미국은 중국을 최악의 인신매매국가로, 단둥은행은 '주요 돈세탁 우려 기관'으로 지정해 중국을 압박했다. 14억 달러 규모의 무기를 대만에 판매하기로 해 중국의 강력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