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현상철 기자 =지난해 근로자들이 낸 세금인 근로소득세(근소세)가 사상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했다. 2012년과 비교해 58%나 급증한 근소세에 힘입어 소득세수도 처음으로 70조원을 넘어섰다.

반면 같은 기간 법인세는 13.5%, 부가가치세는 1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소위 ‘집부자‧땅부자’들만 낸다는 종합부동산세 역시 14.4%로 다른 세목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상대적으로 과세 사각지대가 없는 근로자의 지갑만 털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국세청이 3일 발표한 ‘2017년 국세통계 조기공개’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청 세수는 233조3000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25조2000억원(12.1%) 증가했다.

세목별로 소득세가 70조1000억원으로 7조7000억원(12.3%) 늘어 주요 세목 중 세수실적이 가장 좋았다. 2014년까지 부가가치세가 1위 세목을 유지했지만, 2015년부터 순위가 역전됐다.

2012년 46조4000억원이던 소득세수는 2014년(54조1000억원) 처음으로 50조원대를 돌파한 후, 이듬해 62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3년간 매년 앞자리 숫자를 갈아치운 셈이다.

소득세수 증가는 근로소득세가 주도했다. 소득세의 절반을 차지하는 근소세는 지난해 31조9740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3조8600억원(13.7%) 급증했다.

2012년 20조2434억원이던 근소세는 2013년 11.1%, 2014년 16.2%, 2015년 7.6% 등 매년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근소세에 이어 종소세 14조9898억원, 양도소득세 13조6832억원, 사업소득세 2조3940억원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소득세 다음으로 많이 걷힌 세목은 부가세다. 전년보다 7조6000억원 늘어 61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법인세도 7조1000억원 증가한 52조1000억원이다.

2012년 45조9000억원이던 법인세는 2년 연속 감소하다 2015년 다시 증가세로 전환돼 올해 처음으로 50조원대를 돌파했다. 경기회복과 비과세감면 등의 영향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법인세를 신고한 기업은 64만5000개로 전년보다 9% 많아졌다. 이들이 신고서상 총부담세액은 10.5% 증가한 43조9000억원이다. 총부담세액은 신고서상 수치를 단순히 합친 것으로 체납정리 등이 포함된 실제 법인세수와 차이가 있다.

지난해 상속세 신고세액은 2조3052억원으로, 피상속인은 6217명이다. 1인당 평균 신고세액이 3억7100만원인 셈이다. 평균 신고액은 전년(4억200만원)보다 줄었지만, 피상속인이 14% 늘면서 전체 신고세액도 5.3% 증가했다.

증여세 신고건수와 신고세액은 11만6111건, 2조7236억원으로 각각 18.4%, 15.3%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