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 '내조외교' 빛났다
2017-07-02 15:23
파란색 나무그림 재킷·쪽빛 장옷 등 한국의 우아한 전통미 보여줘…전 주한대사 부인에게 즉석에서 옷 벗어 깜짝 선물도
아주경제 주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방미 기간 동안 보여준 ‘내조외교’가 빛을 발했다.
‘유쾌한 정숙씨’라는 국민 애칭처럼 특유의 친화력과 소탈함에다 한국의 전통미를 담은 패션으로 미국 외교가를 사로잡았다.
김 여사는 지난달 28일(이하 현지시간)부터 1일까지 사흘간의 방미 기간 동안 파란색 나무그림이 그려진 재킷, 쪽빛 장옷 한복, 버선슈즈, 문자도를 모티브로 한 블라우스 등 여러 벌의 옷을 선보였는데, 다양한 행사에 적절한 의상으로 영부인의 품격과 기품을 잘 드러냈다는 평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의 백악관 환영만찬에서 입은 쪽빛 장옷과 흰저고리, 남색 치마는 문 대통령과 결혼할 당시 친정어머니로부터 물려 받은 한산모시 옷감으로 만든 것이다. 여기에 '나전 클러치'와 버선코 모양의 흰색 ‘버선슈즈’를 매치했다.
특히 김 여사는 지난달 30일 '서울-워싱턴 여성협회' 간담회에 참석, 토머스 허버드 전 주한 미대사 부인이 김 여사가 입고 있던 다홍빛 누빔 장옷을 칭찬하자, 그 자리에서 옷을 벗어 ‘깜짝 선물’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김 여사의 다홍빛 장옷은 전통 누빔 장인인 김해자 선생이 한국의 전통문화인 정성의 누빔문화에 대해 세계적으로 홍보하고 나라를 빛내달라는 부탁과 함께 만들어준 옷이다. 홍화물을 들여 분홍빛을 띠는 이 장옷은 안과 밖의 옷감이 달라 양면착용도 가능하다.
김 여사는 또 통역 없이 영어로 유창하게 대화를 나눠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29일 미국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첫 상견례 겸 환영만찬에 참석했을 때 김 여사는 멜라니아 여사와 건물 안으로 이동하면서 영어로 가벼운 대화를 나눴다. 멜라니아 여사가 “여행 어떠셨냐”라고 묻자 김 여사는 “아주 즐겁게 보내고 있다”면서 “지금이 한국 시간으로 아침이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지난달 28일 방미 첫 일정으로 방문한 ‘장진호 전투 기념비’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며 장진호 전투 참전용사인 스티븐 움스테드 예비역 해병 중장과 통역 없이 대화를 나누는 김 여사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김 여사는 밝게 웃으며 손가락을 폈다 접었다 하면서 무언가 열심히 설명했다. 김 여사의 대화를 경청하던 움스테스 중장도 재미 있다는 듯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평소 ‘노인복지’에 관심이 많은 김 여사는 지난달 30일에는 노인복지시설인 아이오나(IONA) 서비스센터에 찾아가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들을 격려하고, 함께 미술치료에 참여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이날 자신의 어머니도 급격하게 치매를 앓고 있다고 털어놓으면서 "전세계 노인 인구가 증가하는 가운데 어르신들의 치매문제에 대해 국가가 어떻게 보호하고 함께 갈 것인가는 세계적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방미 기간 동안 전속 미용사를 대동하지 않고 화장과 머리 손질을 현지 교민 미용사에게 맡겼다. '너무 비싸지 않은 조건'으로 손질을 맡겼다 한다. 김 여사는 국내에서는 머리 손질과 화장을 직접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